[폴리리뷰] 살라미 전술에 무력해진 ‘자유한국당’
[폴리리뷰] 살라미 전술에 무력해진 ‘자유한국당’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12.2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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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가운데 법안을 가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가운데 법안을 가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선거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살라미 전술’을 구사했고,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장군’과 ‘멍군’을 외치면서 장기를 두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 7시 국회 본회의가 개의됐다. 당초에는 새해 예산안 부수법안 처리 등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었지만 그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됐고,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24일 오전 11시 현재 진행하고 있다.

11석 줄어드는 자유한국당

이날 합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의석수는 현재와 같다. 즉 지역구는 253석, 비례대표는 47석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석수 47석 중 연동률 50%가 적용되는 30석으로 이른바 캡을 캡을 씌웠다. 또한 석패율제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캡을 씌운 이유는 캡을 씌우지 않을 경우 정의당 등 소수야당이 갖고 가는 의석수가 상당히 많은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양강 정당들은 많은 의석수를 빼앗겨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석패율제 역시 중진들의 패자부활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끝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20대 총선 득표율로 계산을 하게 되면 더불어민주당은 실제 의석수인 123석에서 114석으로 9석 줄어든다. 새누리당은 122석에서 111석으로 11석 줄어들고 국민의당은 38석에서 52석으로 14석 늘어나고, 정의당은 6석에서 12석으로 6석 늘어난다.

다시 말하면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상당히 손해를 보는 그런 선거법 개정안이다. 이런 이유로 필사적으로 저항을 하고 있는 셈이다.

허를 찌른 문희상 국회의장

이날 4+1 협의체가 해당 선거법 개정안 합의를 도출한 후 오후 7시 국회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안 상정 전에 시급히 처리해야 할 예산부수 법안을 먼저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선거법 개정안부터 먼저 상정을 했다. 그야말로 자유한국당은 허를 찔린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예산부수법안을 먼저 처리할 것이라고 판단,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무더기로 상정했다. 예산부수법안 수정안을 처리하자면 그만큼 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에 지연전술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문 의장은 선거법 개정안을 먼저 상정하면서 허를 찔렀고, 이에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살라미 전술 구사하는 더불어민주당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살라미 전술을 구사한 셈이다. 임시국회를 쪼개서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23~24일 임시국회, 26~27 임시국회 29~30 임시국회 등을 예고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23~24일 임시국회에서 진행하고 나면 26일 본회의를 열어 표결 처리를 한 후 곧바로 검찰개혁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자유한국당은 또 다시 검찰개혁안을 갖고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29일 본회의를 열어 검찰개혁안을 표결 처리하고 곧바로 예산부수법안 등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이 ‘필리버스터’ 이외에는 딱히 없다는 점이다.

표결 처리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예상하겠지만 이미 지난 4월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 당시 물리적 충돌로 인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을 또다시 일으킬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결국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나면 자유한국당이 할 수 있는 행위는 위성정당 즉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것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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