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배달의민족 합병 반대, 사면초가 속으로
[산업리뷰] 배달의민족 합병 반대, 사면초가 속으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12.2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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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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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 형제들’이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로 합병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소상공인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은 ‘배달의 민족’이 아닌 ‘게르만 민족’이라면서 불매운동을 온라인 상을 중심으로 전개해내가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들 역시 반발하면서 27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런 반발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 합병 심사와 관련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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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는 불매운동 확산

온라인 상에서는 ‘배달의민족 앱을 지웠습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이 독일계 기업으로 넘어간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을 표출한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 독일계 기업으로 넘어간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배달의 민족이 아니라 게르만의 민족”이라고 표현하는 등 배달의 민족 합병 소식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배달의민족 대신 유선전화로 직접 전화 주문을 하기도 하고, 보다 적극적인 누리꾼들은 팜플릿을 모아두기도 한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DH가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데 ‘배달의민족’까지 합병하면 거대 독점 기업이 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통계를 종합해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을 모두 합한 앱 시장 점유율은 99%이다. 즉, 이들 세 앱이 하나의 기업으로 합병되면 그에 따른 독과점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독과점을 하게 되면 음식점에 수수료가 올라가고 음식점은 음식값과 배달 팁을 올리게 되는 악순환이 전개된다는 것이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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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독점 우려” 기자회견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달의민족이 DH에 합병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추 의원은 “두 회사가 인수합병에 성공할 경우 독점하게 된다”면서 “한 사업자 독점하는 시장에서 대부분 필연적으로 불공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점으로 인해 높아진 상인들의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배달 노동자들 역시 최소한의 견제 환경이 무너지게 되면서 위험한 노동환경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우려가 증폭돼 공포로 확산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두 기업의 결합이 현실화되고 수수료와 광고료 상승이 이어진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역시 입잔문을 통해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표시하는 등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DH가 배달의민족을 흡수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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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소상공인 반발, 공정위 심사 영향은

이들의 반발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상 합병 대상 중 한쪽의 자산이나 매출이 3천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되고, 다른 대상 역시 자산이나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된다.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은 3천192억원이고, DH는 매출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3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된다.

또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의 시장 점유율이 어떤 통계에서는 89.2%, 어떤 통계에서는 98% 등 대략 90% 이상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시장 점유율 자체가 공정거래법 위반은 아니지만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다면 공정위는 기업결합 불승인을 명령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이 독과점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발한다면 공정위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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