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미국-북한 신경전 속 우리의 역할은
[국제리뷰] 미국-북한 신경전 속 우리의 역할은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1.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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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이 미국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면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부터 조성돼 왔던 비핵화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지고 있다.

새로운 전략무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희망사항인데 북한이 과연 어떤 자세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미국과 북한은 어떤 방식으로든 비핵화 협상을 이뤄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과연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전략무기 개발 통한 경제-핵 병진 노선 회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를 분석한 결과, 북한은 전략무기 개발 통한 경제-핵 병진 노선으로 회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건설에 총력집중하면서도 전략무기 개발 강행을 선포했다는 점이다.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강행을 전세계에 선포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는 북한이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국에게 더 이상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압박해서 답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 대응이 아닌 장기적 대응으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태도 변화 이끌어 내기 위해 ‘대화’ 대신 ‘대결’ 선택

북한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위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했다. 이는 대북 제제 완화 혹은 해제를 해달라는 것을 미국에게 확실하게 요구한 것이다.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를 놓고 논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먼저 완화해야 비핵화 협상이 이뤄진다면서 미국을 압박했지만 미국은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에서도 대북 제재 완화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북한이 대화 대신 대결을 선택했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기대를 일단 접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화의 가능성은 아직도 열려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을 맞이했음에도 신년사를 아직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대결보다는 아직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대미 강경 노선을 천명했지만 ICBM이나 핵실험 등은 당분간 자제를 하면서 미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태도이다. 현재로서 미국은 대북 유화책과 강경책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목소리의 통일성이 아직 없기 때문에 미국 정가는 대북 제재를 놓고 계속해서 갈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 낀 우리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갈등 속에 우리가 중간에 끼여있으면서 중간자로서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북한이 계속 대결 국면을 보이게 된다면 우리 정부로서도 북한보다는 미국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은 우리에게 계속해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미국과 북한이 잘 지내야만 우리가 그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대결 국면 속에서는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없다.

이미 김 위원장의 입에서는 ‘북남(남북)관계’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은지 오래다. 미국과의 대결 국면에서 굳이 우리와의 관계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의 대결이 장기화되면 우리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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