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구충제 항암효과 소문에 약국들 “구충제 없어요”
[소셜리뷰] 구충제 항암효과 소문에 약국들 “구충제 없어요”
  • 전민수 기자
  • 승인 2020.01.09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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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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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구충제요? 재고도 없어요”

개 구충제에 이어 사람 구충제도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 사람들이 약국에서 구충제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서울 여의도 인근 약국을 돌아다니던 전모씨(46)는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데 구충제 복용할 시기가 도래해서 여의도 인근 약국 서너군데를 돌아다녔지만 구충제를 구할 수 없었다. 약사들 모두 재고가 없다는 답변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약국마다 사재기 열풍

구충제가 항암효과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약국마다 사재기 열풍이 불면서 정작 구충제가 필요한 사람들이 구충제를 구하지 못하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약회사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는 “제약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구충제를 구경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약회사 직원조차 구충제를 구하기 힘들 정도로 구충제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에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약사는 “제약회사에 구충제를 요청했지만 제약회사에서 돌아온 답변은 ‘재고가 없다’는 말이다”고 언급했다.

구충제를 구경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 이에 구충제를 구입하는 것이 로또 당첨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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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복용 시 심각한 부작용 초래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 복용 시 힘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해진 용법·용량대로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한약사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효과를 기대하고 구충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다량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줄 것을 일선 약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충제 열풍은 개 구충제가 항암효과가 있다는 소식에서부터 시작됐다. 펜벤다졸을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미국인 암 환자의 주장이 말기암 환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열풍이 불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폐암 말기 선고를 받은 개그맨 김철민이 펜벤다졸 복용 후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후기를 전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연구결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펜벤다졸을 고용량, 장기간 투여하면 혈액, 신경, 간 등에 심각한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부작용을 경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 구충제에 이어 사람용 구충제인 ‘알벤다졸’까지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항암효과뿐 아니라 비염이나 당뇨, 대장 질환 등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나오면서 구충제를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상이 됐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구충제 구할 수도 없어

이처럼 구충제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면서 구충제가 필요한 소비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때문에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약국에서 소비자에게 대량 판매를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소규모 판매만 이뤄져야 하고, 대량 판매는 당분간 근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정작 구충제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전모씨는 “구충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당장 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구충제를 6개월마다 한번씩 복용했던 사람으로서 구충제를 복용하지 않음으로 인해 찜찜함이 발생하고 있다. 구충제를 복용하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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