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리뷰] 죽기 전에 리더가 읽어야 할 52권 4주차 :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인문학리뷰] 죽기 전에 리더가 읽어야 할 52권 4주차 :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 김진수
  • 승인 2020.01.17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의 기술(The Art of Loving) 에리히 프롬

[파이낸셜리뷰] 누구나 사랑을 갈망하고 살아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랑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우연하거나 즐거운 기회의 경험혹은 행운의 감정이라고 본다. 하지만 사랑은 엄연한 기술의 한 가지로 지식과 노력이 요구된다.

‘사랑의 기술’이란 책은 사랑을 위한 편리한 지침을 제공하거나 사랑을 쉽게 탐닉할 수 있는 감상에 관한 것이 아니다. 능동적인 자아를 발달시켜 생산적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아무리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실패하기 마련임을 깨닫게 한다.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 참된 겸손, 용기, 신념, 훈련이 있어야 개인적인 사랑도 사회적인 성공도 가능하다.

현대인들은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하기 위해 예술에 탐닉하거나 사랑을 노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즉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사랑의 문제가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런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남자들이 돈을 많이 벌거나 비싼 옷으로 몸을 치장하고 대화술을 익혀서 매력을 갖추려고 한다. 사랑의 본질은 인기와 성적 매력 등으로 뒤섞인다.

사랑의 문제는 따로 배우는 능력의 문제가 아닌 사랑할 또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의 발견이 중요하다.

1. 사랑은 성숙한 기술의 발로

사랑은 최고의 기쁨을 선사하지만 동시에 극도의 불안과 분노를 안겨다 주는 불청객이기도 한다. 이상적인 존재와 감정의 교류를 할 때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한 충족감에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갈등과 미움이 생기면 그 때부터 분노와 원망이 쌓여 큰 상실감으로 잠을 못 이룬다. 사랑은 육체의 반응과 연관 된 마음의 설렘에서 시작되어 육체적 욕구와 땔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성적 욕망과 사랑을 구분해서 알아야 한다.

‘사랑은 자기 자신이 다다른 성숙의 정도에 관련 없이 쉽게 탐닉할 수 있는 따위의 감상적인 것이 아니며, 자기의 인격(personality) 전체를 발달시켜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가도록 꾀하는 것’이다. 인간의 실존과 불가분의 관련성을 맺고 있는 사랑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감정을 육체적 욕망과 구별해 이성적 사고와 행위로 설명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만이 아닌, 결의이자 판단이고 약속이다!”사랑을 위한 이론과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2. 사랑에 성공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프롬은 사랑을 흔히 생각하는‘감정’의 영역이 아닌 ‘기술’의 측면에서 접근한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사회관계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서, 연인들 사이에서 ‘사랑’이 자취를 감추고 ‘관습’과 ‘계산’이 대신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가 시장의 교환 원칙에 지배받고 있고, 사랑도 결국 경제적 교환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참된 자아를 알기 위해서는 사랑의 의미와 능력을 알아야 한다. 자아를 알고 사랑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형이상학적 천착이나 종교적 설교, 도덕적 교훈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사랑의 중요성을 외치고 공감한다고 해서 사랑을 회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사랑은 자연적 발생이 아닌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은 신이 준 능력이므로 우리가 느끼는 대로 행동하면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는 안이한 대답을 하기에는 현대 사회와 인간은 너무나 복잡하고 교묘해졌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 사이에 ‘분업’은 있을 수 없다. 반대로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조건이 된다. 이러한 통찰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사실상 자신의 사회관계에서 관습적 변화가 아니라 극적 변화를 겪게 된다.”

- 사랑의 기술 중에서 -

3. 사랑은 다듬고 연마하는 기술

보통 사람들은 넘쳐 나는 유행가의 사랑타령만큼이나 사랑을 쉽게 생각한다. 사랑은 즐거운 감정이나 운 좋은 본능의 결과라고 치부하며 특별히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사랑을 주는 것보다는 받는 것으로 즐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롬은 사랑은 즐겁게 빠져들기만 하는 감정이 아니며, 지식과 노력이 요구되는 기술이라고 한다. 사랑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전체적인 인격을 발달시키고 적극적으로 노력해 생산적인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야 한다.

사랑도 음악이나 그림, 의학 등의 기술을 배우려고 할 때 거쳐야 하는 것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술을 배우는 과정 및 단계는 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이론의 습득이고, 둘째는 실천의 습득이다. 이론적 지식을 배우고 기술습득이 사랑의 본질이다.

“선망, 질투, 야망, 온갖 종류의 탐욕은 격정이다. 그러나 사랑은 행동이며 인간의 힘을 행사하는 것이고, 이 힘은 자유로운 상황에서만 행사할 수 있을 뿐, 강제된 결과로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다. 사랑은 수동적 감정이 아니라 활동이다.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식으로 사랑의 능동적 성격을 말한다면, 사랑은 본래 ‘주는 것’이지 받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다.”_사랑의 기술 황문수 역자 중에서

이론과 실천의 습득 이외에도 어떤 기술에 숙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인이 또 한 가지 있다. 기술 숙달이 궁극적인 관심사로 대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음악에도, 의학에도, 건축에도, 그리고 사랑에도 해당된다.

현대인들이 사랑의 경우 명백하게 실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랑의 기술을 습득하려 하지 않는다 하는 물음에 대한 해답도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로지’ 영혼에 유익할 뿐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 사랑은 열성적일 필요가 없다.”

4. 사랑은 인식이 아니라 배움과 실천이다

사랑을 실천하고 좀 더 열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첫째, 훈련이 필요하다. 훈련된 방식으로 이 기술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이 기술에 숙달되지 못할 것이다. 둘째, 정신집중이다. 어떤 기술을 습득하는 데 필수조건이다. 셋째, 인내가 필요하다. 기술을 습득하려고 노력해본 사람은 얼마나 많은 인내가 필요한지 잘 안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관심이다. 사랑의 기술은 모든 상황에 객관적이고 이성적 능력을 포함되어야 한다.

5. 에리히 프롬은 누구인가?

독일 태생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철학자. 한평생 자유의 의미와 소외를 넘어선 인본주의적 공동체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마르크스로부터 사회 구조의 변혁과 프로이트로부터 인간의 심연 분석을 배웠다. 방법론적으로는 ‘사회적 조건’과 ‘이데올로기’ 사이에 ‘사회적 성격’이라는 개념을 설정하였다.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나치즘을 수용하고 지지한 대중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사회심리학적 시각으로 현대인들의 소외의 양상을 유형별로 고찰하고 근대적 세계 속에서 인간이 참다운 자기를 실현하는 길을 찾았다.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의 모순을 비판한 그는 너무나 원론적으로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제 인식과 방향 설정에 하나의 유효한 도구를 제시했다

‘사랑의 기술’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에 대해 질문으로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34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6. 리더에게 던지는 의미

1) 사랑의 실천자

통상적으로 부(富)란 돈이 많거나, 주변 여건이 부유하여 물질적인 영역에서 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진정으로 부유한 사람은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는 많은 ‘주는’ 사람이다.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 봐야 남에게 베풀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도 없다.

2) 걱정과 근심에서 해방자

지나친 사랑과 보상적 의미의 사랑은 지속되기 어렵다. 특히 사랑했음에도 보상되지 못할 것을 우려하거나 가진 것 중의 하나라도 잃지 않을까 늘 걱정하며 심리학적 가난한 사람은 궁상맞은 사람에 불과하다. 리더로서 내가 먼저 사랑하고 다른 이가 사랑받아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리더가 참 리더다. 사람들에게는 받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닌, 주는 것 자체가 최상의 기쁨이다.

3) 실존적 사랑

사랑은 유아기의 '나는 사랑을 받고 있으므로 사랑 한다'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점점 성숙하게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 받는다’의 관점으로 발전한다. 성숙한 사랑이란 육체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진실하게 사랑하면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세계를 사랑하고,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어떠한 이론이든 인간론으로부터, 곧 인간 실존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사랑, 또는 사랑과 비슷한 것을 동물에게서도 발견하지만, 동물의 애착은 동물의 본능적 기구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엔 다만 이러한 본능적 기구의 잔재가 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실존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은 인간이 동물계로부터, 곧 본능적 적응의 세계로부터 벗어났고 자연을 초월해 있다는 비록 인간이 자연을 결코 버리지는 못하지만 사실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