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 주목 ‘둘’
[국제리뷰]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 주목 ‘둘’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1.21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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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왕건함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을 준비하는 왕건함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정부는 현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의해 청해부대는 미국 주도의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체) 통제가 아닌 우리 군(軍) 지휘 아래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단독 작전을 수행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에 파병되는 지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 일대로 3천900여km 해역이 된다. 파병 기한은 ‘한시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았지만 최근 미국-이란 사태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 일대가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결국 파병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주목 1. 노영민 “우리 선박 안전 자유항행 위해”

이번 결정에 대해 이미 청와대에서는 언질을 줬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사실은 관심도 많지만 참 민감하다”면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와 관련해서 우리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결국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행행 위해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현재 2만 5천명의 교민이 살고 있으며 우리 원유 수송의 70%를 차지하는 전략적 요충이다. 또한 우리 선박 170여척이 통항하고 있으며 통항 횟수만으로 연간 900여회에 달한다.

따라서 이번 단독 파병 결정을 통해 우리 교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키고 원유 수급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미국 주도 IMSC 참여를 하지 않아 이란과 관계를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주목 2.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는

또한 IMSC에 참여하지 않지만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파병을 함으로써 한미동맹에 대한 성의 표시를 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요청했지만 미국 주도 하에 파병을 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망설였다.

그런데 이번에 독자 파병을 결정함으로써 이란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리게 됐다.

현재 우리 정부와 미국은 한미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은 6조원 이상을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의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은 한미 동맹으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효과와 미국의 요청을 무시하지 않았다는 효과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방위비분담금 협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동맹으로서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면 그만큼 방위비분담금이 감액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계속해서 우리 정부에게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했는데 그에 대한 화답을 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방위비분담금을 줄여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미국은 계속해서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서 또 다시 어떤 식의 결론을 내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독자 파병 결정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국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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