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기업들도 신천지 신도 색출 ‘진땀’
[산업리뷰] 기업들도 신천지 신도 색출 ‘진땀’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2.27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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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25일 경기도 과천시 한 상가에 있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진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강제 역학조사를 벌였다./사진=연합뉴스
경기도가 25일 경기도 과천시 한 상가에 있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에 진입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강제 역학조사를 벌였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면 카톡으로 알려주세요”

모 기업체의 단톡방에는 이런 공지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신천지로 지목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신천지 교인의 명단을 확보해서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자 일부 기업들도 자사 직원 중에 신천지 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색출 작업에 들어갔다.

신천지 신도 중 확진자 많아

A기업 홍보실 김모 부장(52)은 “신천지 교인인 것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다. 신천지 교인이라는 것에 대해 회사에서 불이익을 줄 생각이 없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집중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중에 신천지 교인이면서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온 사람이 있다면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고, 확진 판정이라도 받게 된다면 그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김모 부장은 “확진자가 나온다면 건물 방역을 위해 폐쇄해야 하고, 그 해당 부서 직원들은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결국 그들은 자택근무를 하게 되는데 그 피해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신천지라는 것을 색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하소연했다.

기업들의 신천지 신도 색출 작업은 비단 이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기업에서 신천지 신도 색출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 색출 작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청송교도소 교도관이 법무부가 조사를 할 때는 신천지 교인이라는 걸 밝히지 않았던 걸로 파악이 됐지만 확진 판정 받으면서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밝혔다.

경기도 용인시 확진자는 당초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대구교회에 간 적 없다고 밝혔지만 휴대폰 GPS를 조회해서 신천지 대구교회에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간호사 한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야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밝혔다.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 역시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신천지 신도 사실 숨겨 난관

이처럼 신천지 교인이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신천지 신도 색출 작업은 상당한 난항에 봉착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모 부장은 “기업이 강제수사권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신천지 신도의 자진신고만 권유하고 있을 뿐이다. 신천지 신도의 양심만 믿을 뿐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장동료와 지역사회의 방역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모 부장은 “절대로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탓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어떤 종교를 믿는다고 기업이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가할 수 없다. 그러니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떳떳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그래야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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