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코로나로 더욱 굳어진 달빛(대구·광주)동맹
[폴리리뷰] 코로나로 더욱 굳어진 달빛(대구·광주)동맹
  • 이정우 기자
  • 승인 2020.03.05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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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감염병 전담병원인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 환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감염병 전담병원인 광주 남구 빛고을전남대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확진 환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대구와 광주를 순우리말로 ‘달구벌’과 ‘빛고을’로 부른다. 이에 달빛동맹은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가 동맹을 맺은 것을 말한다.

2013년부터 시작한 달빛동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표상이 됐는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그 동맹이 더욱 빛이 났다.

광주가 대구 지역 확진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확진자를 받아들였으며, 대구에 매일 치료 등을 위한 지원물품을 보내는 등 그 동맹은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광주의 온정 손길 이어져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광주시가 가장 먼저 대구로 달려와 마스크 2만개를 전달하는 등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에도 마스크 2만장을 추가로 지원하고, 지난 4일 손소독제 3천개, 자가격리자를 위한 생필품 세트 2천개와 광주시 청연한방병원에서 기탁한 경옥고 1천세트 등 지원 물품을 셀 수 없을 정도이다.

지난 1일 이용섭 광주시장은 대구지역 경증 확진자들을 광주에서 치료하겠다고 ‘광주공동체 특별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구지역 경증 확진자들이 속속 광주 지역 병원으로 입원하는 등 달빛동맹은 코로나 사태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달빛 동맹

달빛동맹은 2013년 3월 대구시와 광주시가 상생 사업으로 추진해온 것을 계기로 만들어진 용어다. 언론에서는 현대판 ‘나제(신라·백제)동맹’으로 불리기도 한다.

2009년 대구·경북지역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선정되자 의료산업 공동 발전을 위하 업무 협약을 서울에서 맺은 것이 시초가 돼서 달빛동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됐다.

하지만 2013년 3월 대구시와 광역시가 본격적인 교류 협력을 시작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2.28 민주운동 기념식,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우의를 다져왔다.

이후 2015년 달빛동맹 민관협의회 구성 조례를 지정하고, 각계 전문가 30명을 위원으로 선정했고, 이 민관혐의회는 상반기는 광주, 하반기는 대구에서 열린다.

이후 대구광주고속도로 조기확장 공사, 3차원 입체영상 융합사업, 전기자동차, 의료, 신재생에너지 등 4개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는 전략적 제휴를 잇달아 맺었고, 달빛내륙철도를 추진하기도 했다.

또한 국채보상운동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달빛동맹이 활약을 했다. 2016년 1월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세계기록유산 달빛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광주 5.18 민주화 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에 대한 경험와 지혜 등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결국 2017년 10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아울러 대구 시민숲 조성사업, 시립예술단 교류 공연, 야구·축구·마라톤 등 문화체육 분야에서도 교류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2018년 1월 광주에 최악의 폭설이 왔을 때 대구가 제일 먼저 제설장비를 지원해줬다. 그리고 올해 대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발생하면서 광주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지역감정 무너지는 기회로

이런 달빛동맹은 고질적인 지역감정이 무너지는 기회가 되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협력사업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지면서 지자체의 협력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아울러 어려울 때 서로 도와줌으로써 진정한 이웃이라는 것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광주가 폭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을 때 대구가 먼저 제설차량을 도와준 것도, 코로나 확진자로 대구가 어려울 때 광주가 먼저 나선 것도 결국 진정한 이웃이며 광주와 대구에는 더 이상 지역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한편, 대구 버스 518, 광주 버스 228, 광주 버스 419가 다니는데 각각 5.18 민주화운동, 2.28 민주운동, 4.19 혁명을 기념한 것이다. 그만큼 대구와 광주는 서로의 기념일도 챙기는 등 달빛동맹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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