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코로나 사태, 산업계는 ‘주주총회’ 고심 중
[산업리뷰] 코로나 사태, 산업계는 ‘주주총회’ 고심 중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3.17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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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산업계는 주주총회 걱정이 쌓여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주를 필두로 해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주주총회를 실시하게 된다면 코로나 전파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오프라인 주주총회 대신 온라인 주주총회로 전환을 하거나 오프라인 주주총회를 열어도 발열 체크 및 마스크 필수 등의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기업들이 오프라인 주주총회를 여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나온다.

기업들, 현장 행사 최소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업들은 온라인 생중계와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현장 행사를 최소화하고 비대면 주주총회를 계획 중에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장사 30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주총회를 걱정하는 이유에 ‘정족수 부족’이 35.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감염을 막기 위한 예방책이 24.1%로 뒤를 이었다.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방안으로 그동안 도입을 꺼려왔던 전자투표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사실 전자투표 도입은 10년 전에 있었지만 그동안 기업들은 외면해 왔다. 성일종 미래통합당 의원과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의 전체 주주 중 실제로 전자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전체의 1.13%에 그쳐왔었다.

전자투표는 소액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도입했지만 소액주주들의 전자투표 이용은 저조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전자투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고, 접속시간과 방법을 주주들에게 공지했다.

또한 주총 장소를 서초동 사옥에서 공간이 넓은 수원컨벤션센터로 변경했다. 이는 많은 인원들을 주총장에 들여보내겠다는 의도 보다는 공간을 넓게 활용해서 사람과 사람의 간격을 넓게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전자투표를 시행하고 있으며 포스코 역시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독려하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주총을 결행하는 기업들은 열화상카메라로 참석자 체온을 확인하거나 마스크·장갑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LG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일정과 장소 변경 가능성을 공시했고, SK도 좌석 배치 간격을 넓혀 주총을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주주총회를 여는 곳도 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한 ‘온라인 주총’으로 치르기로 했다.

전자투표 도입 않는 한진그룹, 한진가 남매의 운명은

이런 가운데 한진칼 이사회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기업들이 저마다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데 한진칼은 유독 전자투표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주주들의 주총 참석률이 높을 것을 예상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는 조원태 회장이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그리고 반도건설이 결성한 ‘反 조원태 엽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주들의 건강’보다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우선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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