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위기의 쌍용자동차, 산업은행의 선택은
[산업리뷰] 위기의 쌍용자동차, 산업은행의 선택은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5.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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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유럽에 가솔린 1.2 터보엔진을 장착한 티볼리를 선보이기 위해 온라인 출시행사를 했다고 18일 밝혔다./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가 유럽에 가솔린 1.2 터보엔진을 장착한 티볼리를 선보이기 위해 온라인 출시행사를 했다고 18일 밝혔다./사진=쌍용차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완성차 업계에도 강타하고 있다. 특히 쌍용자동차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쌍용자동차 외부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이 분기 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외부감사가 감사의견을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상 존속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쌍용자동차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제 남은 선택은 KDB산업은행의 의지다. 만약 산은마저도 손을 떼겠다고 한다면 그에 따라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

감사의견 거절, 쌍용차 날벼락

삼정회계법인은 올 1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계속기업으로서 쌍용차의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감사의견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감사의견을 거절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쌍용차의 최근 경영 상황이 급속히 악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정회계법인에 따르면 쌍용차 1분기에 986억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1천945억원을 기록했고, 유동부태가 요동자산을 5천898억원 초과하는 등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판매는 2만 4천139대, 매출은 6천49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연간 결산 보고서가 아닌 분기 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이라 주식 거래는 중단되지 않았다.

쌍용차 1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해외부품 수급 차질로 라인별 순환 휴업 실시 등 생산 차질 영향으로 판매와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쌍용차는 계속해서 고질적인 판매 저조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더 크게 받은 셈이다.

선택은 산업은행이

이제 남은 선택은 산업은행의 결정이다. 쌍용차가 1분기말 기준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약 3천899억원으로 전년말(2천541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장기 차입금은 약 1천150억원이다.

산업은행에 대출받은 금액은 1천900억원으로 1천억원은 지난해 시설투자 명목으로 대출이 나가 만기는 오는 2024년이다. 나머지 900억원은 오는 7월에 갚아야 한다.

문제는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은 당초 쌍용차에 2천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했지만 최근 철회했고, 향후 3개월간 최대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만약 마힌드라 그룹이 400억원만 지원한다면 산은 등 채권단이 만기 연장 등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감사의견 거절’은 산은으로 하여금 추가 지원의 가능성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이미 산은은 쌍용차에 대해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등 ‘3대 원칙’을 내걸면서 추가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해왔었다. 그런데 마힌드라 그룹이 400억원만 지원한다면 산은으로서는 손을 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산은은 쌍용차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운업계, 항공업계 등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다른 기간산업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산은으로서는 쌍용차 추가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산은이 추가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및 부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80% 이상은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쌍용차는 자본잠식률이 지난해 말 기준 46.1%에서 올해 1분기말 기준 71.9%로 올라 관리종목 지정 요건도 갖췄다.

산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마힌드라 그룹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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