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여전히 차이 좁히지 못하는 ‘미-북 비핵화’
[국제리뷰] 여전히 차이 좁히지 못하는 ‘미-북 비핵화’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5.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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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시발점으로 해서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싱가포르 회담 때만 해도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고, 곧 종전선언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서로의 차이만 확인했다.

그리고 그 확인된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 들어 미국과 북한이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런 차이점을 좁히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이번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핵전쟁 억제력 강화 강조한 북한

북한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했다.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물인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중용됐고, 포병 출신 박정천 총참모장이 차수로 승진했다.

이는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면서도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이야기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미국에게 요구하는 것은 대북 적대적 정책을 철회해달라는 것이다. 비핵화로 가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고, 그 첫 번째는 대북 제재 조치를 완화 혹은 해제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포기했는데 미국이 태도를 다르게 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 유지하거나 강화하게 된다면 북한으로서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했지만 미국이 여전히 이란을 적대 국가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식을 하고 있다.

美, 핵개발 포기하면 경제 개발

반면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해야 경제개발을 이뤄낼 수 있다면서 先비핵화, 後대북 제재 완화를 내세웠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훌륭한 경제를 원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 대한 화답 형식이다. 즉, 先비핵화 後대북 제재 완화를 계속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역시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핵개발을 추진할 경우 그에 따른 미국의 정치적 타격도 상당하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이 양보해야 가능

결국 국제사회에서는 어느 한쪽이 양보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비핵화의 길을 서로 달리 가고 있기 때문에 그 차이점을 좁히기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한쪽이 양보를 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로서는 양보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양보를 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상당히 크다. 이는 김 위원장 역시 마찬가지. 만약 양보를 할 경우 군부의 불만을 제대로 잠재울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당분간 미국과 북한은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오는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앞으로 북미대화는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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