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트럼프 위기설에 北, 연락채널 단절 도박
[국제리뷰] 트럼프 위기설에 北, 연락채널 단절 도박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6.09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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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 학생들의 항의 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남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는 가운데 각지에서 청년 학생들의 항의 시위행진이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이 9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당국의 대응을 문제 삼으면서 판문점 등 모든 남북간 연락채널을 단절했다.

이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특히 ‘지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은 2인자를 넘어 권력 후계자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정도이다.

문제는 대북전단 살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연락채널을 단절시켰다고 하기에는 이번 ‘지시’가 갖는 무게가 크다는 점이다.

탈북민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는 그 이전에도 이뤄졌고, 그에 따라 북한이 대응을 민감하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항의하고 나선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대북전단 살포 반발은 명목상 이유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서 연락채널을 단절했다고 하기에는 무게추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북한이 갖는 의도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지시를 하면서 ‘쓰레기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탈북민을 지정하는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사업’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이다. 우리를 적으로 돌렸다는 점에서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남사업을 대적사업으로 전환한다면 가장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적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우리나라를 겨냥해서 한 발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대선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 북한

사실 북한으로서는 가장 큰 초조함은 미국 대선이다.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북미대화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쟁을 하는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다.

코로나19와 인종차별 항의시위 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붕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처럼 북미 대화를 이어갈 의지가 있는지 여부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대화를 과연 이어갈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대선 운동 과정에서 북미대화의 의지를 표명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아직까지 북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자칫하면 미국 바라기로 비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특히 두 대통령 후보를 북미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미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해서 비난을 가할 수도 없다. 이런 이유로 선택한 카드가 우리 정부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일종의 인질이 되는 셈이다. 대남 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보임으로써 미국 특히 두 대통령 후보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연락 채널을 단절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다만 연락 채널 단절 이외에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든다면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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