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새로운 국면 맞이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산업리뷰] 새로운 국면 맞이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6.12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모습./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모습./사진=연합뉴스

[파이내셜리뷰=채혜린 기자]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송현동 부지의 매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 땅을 매각해서 현금 확보를 하려고 했지만 서울시가 문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땅의 매각이 실패하게 됐다고 대한항공이 주장하면서 급기야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고 시정권고를 구하기 위해 지난 11일 권익위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권익위에 고충민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서울시는 ‘제 값 주고 부지를 매입하겠다’면서 협상 테이블에 대한항공이 나올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 극복 위해 매각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심각해진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하기로 했다. 물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도 연결돼 있지만 코로나19로 경영난이 닥치자 대한항공은 자구책으로 해당 부지를 팔기로 한 것이다.

이에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10일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매각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 이유는 서울시가 문화공원 지정을 추진하면서 강제수요 의사를 표명했고 제3자가 땅을 인수할 경우 용도변경 인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해당 부지의 수용 가격을 어이 없이 낮게 책정했다는 점이다. 또한 서울시는 2년에 걸쳐 분할 납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대한항공으로서는 서울시 제안에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에 매각하는 것보다 공개 입찰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공개 입찰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울시의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매각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한 곳도 없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자칫하면 송정동 부지를 매각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권익위로 돌파

이에 대한항공이 생가해낸 방법은 권익위에 진정을 하는 것이다. 고충민원 신청서에는 “송현동 부지 인근에 공원이 여러 개 존재하기 때문에, 꼭 대한항공이 소유한 땅에 반드시 공원을 지어야 할 필요성이 없고, 대한항공이 기존에 추진했던 부지 활용 방식과도 큰 차이가 없어 공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이라며 “한시가 급박한 상황에서 서울시 행정절차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권익위에 진정을 넣은 이유는 서울시가 만약 해당 부지를 매입을 하려고 한다면 현실적인 가격에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서울시가 현재 제시한 금액이나 지불 시기 등은 대한항공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 감정평가 통한 시세대로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에 대해 협상을 재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부지 매입가는 감정평가를 통한 시세대로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시는 투자심사와 시의회 동의, 공유재산심의 등 관련 절차 이행 후 매입가를 확정해야하므로 입찰참여를 못한 것이지 시세대로 매입하지 않거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갑자기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일가에서는 캠코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중심으로 기업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재무구조 개선 기업, 채권단 지원 요청 기업 등 자구 노력과 선제적 자금 수요가 큰 기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삼는다.

따라서 캠코가 자구 노력을 보이는 기업의 자산을 직접 매입·보유한 후 제3자에게 매각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한다면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도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적정 가격의 자산 매각을 보장해준다는 정부 취지가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