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한 북한...왜
[국제리뷰]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한 북한...왜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0.06.2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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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지난 4일부터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대남 비방을 해왔고, 북한군 총참모부가 ‘대남 군사행동’을 예고했다.

그런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갑작스럽게 ‘보류’를 지시했다. ‘철회’가 아닌 ‘보류’라는 점에서 아직까지 한반도 갈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그와 동시에 우리 정부가 대북 정책을 어떤 식으로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유 1. 비방 선전전에 취약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 16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DMZ)민경초소(GP) 군대 진출, 접경지역에서 군사훈련, 대남 전단 살포 지원 등의 대남군사 행동을 예고했었다.

이에 대남 확성기 사용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대남 확성기의 출력이 워낙 낮기 때문에 우리 측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가 대북 확성기를 사용할 경우 출력이 강하기 때문에 북한 측에 들린다. 즉, 확성기 사용에서 북한이 불리하기 때문에 우리 측에 대북 확성기 사용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금지를 하고, 관련 단체를 전격적으로 수사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북한도 이에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남 군사행동을 실제로 했을 경우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그것은 북한으로서도 나중에 대화의 장에 나가는데 불리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유 2. 미국 항공모함 3척 서태평양 배치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는 미국 항공모함 3척이 서태평양에 배치됐다는 점이다. 지난 23일 미국은 3년 만에 처음으로 3개의 항공모함 전단을 서태평양에 배치하고 전략폭격기 B-52 편대가 동해까지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날 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했다는 점에서 대남 군사도발이 이뤄질 경우 미국을 자극해서 한미공조를 강화하고, 그로 인해 미국의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보류를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평소에도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보류는 미국 항공모함 3척이 서태평양에 배치됐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유 3. 트럼프 대선에 빌미 제공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에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트럼프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만약 대남 군사행동을 취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도 북한을 응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 타격을 내세워 대선 캠페인을 구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의 도발은 지지층 결집에 중요한 빌미가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당선되는 것이 유리한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당선되는 것인지 아직까지 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단 ‘보류’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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