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300인 이상 사업장 절반, 노동시간 단축도입
[이코리뷰] 300인 이상 사업장 절반, 노동시간 단축도입
  • 이성민 기자
  • 승인 2020.07.02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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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300인 이상 사업장 중 절반 이상이 노동시간 단축제도를 도입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5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공공기관 제외) 중 50.1%(1천492개소)가 취업 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노동시간 단축제도를 적용했다고 2일 밝혔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부터 학업, 본인건강, 가족돌봄 및 은퇴준비를 위해 주당 소정노동시간을 15~30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 '생애주기별 노동시간단축제도'가 적용됐다.

노동자가 단축 사유가 있는 경우 최대 3년(학업은 1년)까지 노동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고, 사업주는 사업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용해야 한다.

정부, 노동시간 단축 정착 위해 지원

노동부는 노동시간 단축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동시간 단축근무를 활용하는 기업에 ‘워라밸일자리장려금제도’를 통해 간접노무비, 임금감소보전금 및 대체인력 채용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워라밸일자리 장려금을 지원받은 사업장은 전체 노동시간 단축제도 적용 사업장 가운데 77.5%(1천156개소, 3991명)에 달했다.

노동자별로 워라밸일자리 장려금을 지원받아 노동시간 단축제도를 사용한 사유를 살펴보면 임신 1천287명, 육아 및 자녀돌봄 1290명, 학업 508명, 본인건강 330명, 가족돌봄 255명, 퇴직준비 96명 등이었고, 대체인력 지원인원이 225명이었다.

코로나19 위기 돌파책 vs 정리해고 용인

노동시간 단축제도에 대해 노동계는 물론 경영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하지만 신사업을 발굴해서 기업을 성장시키기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노동시간 단축제도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단축된 시간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일자리 나누기가 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공식 블로그에 독일의 노동시간단축지원제도를 소개했다. 다른 나라의 실업률이 두자리 숫자로 올랐지만 같은 기간 독일은 0.8%포인트 상승했다.

IMF는 미국은 일시해고를 선택한 반면 독일 등 유럽은 노동시간단축지원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일자리 나누기가 이뤄지면서 그에 따른 일자리가 창출돼서 실업률이 상승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제도가 결국 정리해고를 위한 수순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일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민주노총 강경파에 의해 감금되면서 불참했다.

민주노총 강경파는 합의문에 고용유지를 위한 노사의 고통분담을 언급하며 노동계에 ‘경영위기에 직면한 기업에서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 고용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적극 협력’할 책임을 담았는데, 이것이 되려 정리해고를 용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노동시간 단축이나 휴업 등이 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정리해고의 수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계가 노동시간 단축을 빌미로 정리해고에 들어가게 된다면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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