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메가LCC 꿈 날아간 제주항공
[산업리뷰]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메가LCC 꿈 날아간 제주항공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7.23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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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메가LCC(저가항공사)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 꿈은 접게 됐다.

문제는 이로써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됐고,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졸지에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

과도한 저가항공사들의 과열 경쟁과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침체가 불러온 악몽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반년만에 포기하게 된 꿈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메가LCC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반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국토교통부에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했고, 이스타항공에도 계약 해제의 뜻을 전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와 같은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 해제 요건이 충족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체불임금과 유류비 등이 1천700억원인데 미지급금이 해결돼야 인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제주항공 측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결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제주항공으로서도 이스타항공 인수는 그야말로 모험이었다. 그런 모험을 하게 된 원인은 저가항공사가 난립하면서 그에 따른 과열경쟁으로 인해 제살 깎아먹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이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업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제주항공으로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스타항공 인수는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 곳 잃은 이스타항공 직원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이스타항공은 파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스타항공 측은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업계의 침체 상황에서 항공사를 인수할 인수자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1천600여 명의 실직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게 되면서 그에 따른 법정 공방도 예측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계약금으로 지급한 119억원의 반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인수 무산 책임은 이스타항공에게 있기 때문에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했기 때문에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양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에 대비한 법리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CC 시장 재편 불가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앞으로 LCC 시장은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업계의 침체는 LCC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7개 LCC 사장들은 지난 22일 국회에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연장과 지원 대상 확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이것이 검토되지 않게 된다면 LCC 인력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하반기 들어서 해외여행이 가능해졌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LCC 회사들이 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LCC 업계가 어떤 식으로 이겨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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