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류호정 의원의 분홍 원피스, 그 쉰내 나는 전쟁
[기자수첩] 류호정 의원의 분홍 원피스, 그 쉰내 나는 전쟁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0.08.06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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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분홍색 도트무늬 원피스를 입고 참석했다. 이후 친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때와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복장’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울러 류 의원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이 쏟아졌다.

국회 본회의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근엄한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 지적은 이미 17년 전에도 있었다. 당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른바 ‘백바지’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사건이었다.

당시에도 때와 장소를 고려하지 않은 복장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 본회의에는 ‘정장’을 입고 출석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다.

하지만 17년 전 논쟁은 17년 후 현재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더욱이 성희롱성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동료 의원들은 “부끄러운 논쟁이다”면서 류 의원을 응원했다. 류 의원의 사상이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외모까지 지적을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17년 전이나 지금이나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7년 전 유시민 당시 의원은 우리 사회가 좀더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백바지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17년 후 류 의원 역시 우리 사회가 좀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출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회 본회의에 참석할 때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한 애국심과 우리 사회가 좀더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면 되지 않을까는 생각이 든다.

분홍색 원피스를 수용하지 못할 만큼 우리 사회가 쉰내 나는 사회는 아니다. 가수 DJ DOC의 노래 ‘DOC와 춤을’에서는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텐데 여름교복이 반바지 라면 깔끔하고 시원해 괜찮을 텐데’라는 가사가 있다.

이제 사무실에서도 청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는 시대가 됐고, 반바지를 입고 출근을 하는 시대가 됐다.

그 어떠한 자유 복장도 과도하게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정도라면 어떤 복장도 상관없는 시대가 된 셈이다.

그것은 국회 본회의도 마찬가지다.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본회의에 참석했다고 비난 받을 시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행동에 응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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