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한반도 잦은 태풍, 방파제가 위험하다
[소셜리뷰] 한반도 잦은 태풍, 방파제가 위험하다
  • 전민수 기자
  • 승인 2020.09.11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지난달 26일 밤부터 27일 새벽 사이 할퀴고 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가 처참하게 파손됐다. 공사 중인 방파제가 강풍과 함께 밀어닥친 거센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유실됐다./사진=연합뉴스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지난달 26일 밤부터 27일 새벽 사이 할퀴고 간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방파제가 처참하게 파손됐다. 공사 중인 방파제가 강풍과 함께 밀어닥친 거센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유실됐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2020년 한반도에는 잇따라 대형 태풍이 휩쓸었다. 그런데 이런 원인이 태평양 바닷물의 온도 상승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최근 대형태풍이 북태평양 필리핀 해역의 고수온 현상이 원인이라고 11일 밝혔다.

표층 수온이 예년에 비해 높고 수심 50m까지 고수온 층이 형성되면서 ‘바비’ ‘마이삭’ ‘하이선’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 수온 3년 평균치보다 1도 높아

태풍의 주요 에너지원은 해양의 온도이다. 해양이 표층 해수면 온도가 26도 이상이 되면 바다로부터 따뜻한 수증기가 공급돼 열대 저기압이 형성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서 태풍이 발생한다.

대형태풍은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 이상 바람이 부는 강풍으로 반경 500km 이상을 말한다. 연구진은 지난 8월 해양조사선 이사부호를 띄워 북서태평양 해역 55개 지점에서 수온과 염분을 조사했다.

이 결과 올해 필리핀 해역 상층수 온도가 지난 3년간 8~9월 평균수온보다 1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다.

더욱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통과되고 나서도 상층 수온이 30도 이상 유지하면서 해수의 높은 열용량을 지속했다. 이는 태풍의 발생빈도가 잦아지거나 강도가 강해지는 원인이 된다. 제10호 태풍 태풍 하이선이 발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온변화는 앞으로 더욱 극심해지고

기상 전문가들은 기온변화는 앞으로 더욱 극심해지면서 올해가 그리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왈리드 압달라티 미국 콜로라도대학 환경과학과 학장은 “우리는 10년, 20년, 아마도 50년 후에 ‘2020년은 말도 안 되는 해였어. 하지만 그때가 그립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면서 기후변화를 경고했다.

다시 말하면 해수면 온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지고, 그에 따른 더욱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태풍 바비나 태풍 하이선은 앞으로 올 태풍에 비하면 약한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파제는 위험하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태풍을 대비한 방파제로는 이제 태풍의 위협에 안전을 담보하기 힘들게 됐다.

태풍 바비가 전남 신안군 가거도를 덮쳤을 때 순간 최대풍속이 66.1m/sec이었다. 하지만 방파제를 설계하기 위해 수리모형실험을 할 때 적용한 태풍은 프라피룬으로 순간 최대풍속이 58.3m/sec이었다. 다시 말하면 태풍 바비가 가거도를 덮쳤을 때 가거도 방파제가 훼손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이야기다.

태풍 하이선이 동해안을 할퀴고 지나간 자리에 방파제가 곳곳에서 훼손됐다. 이 모든 방파제들이 순간 최대풍속을 기존 태풍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방파제가 훼손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문제는 앞으로 올 태풍이 태풍 바비나 태풍 하이선 등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방파제로는 과연 강력한 태풍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올 강력한 태풍을 대비하기 위해 현 방파제를 점검하고 재설계와 시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강력한 파도의 힘을 약화시키는 소파블록 역시 앞으로 올 강력한 태풍에 막아줄 소파블록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기존 소파블록으로는 강력한 태풍을 더 이상 막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