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총체적 난국 수협, 직원은 ‘펑펑’
[금융리뷰] 총체적 난국 수협, 직원은 ‘펑펑’
  • 윤인주 기자
  • 승인 2020.10.22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출처=수협중앙회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출처=수협중앙회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어민과 어촌을 대표하는 수협이 총체적 부실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징계를 받고 집에 놀아도 월급을 주고, 적자금에 허덕여도 성과급 잔치를 하며, 태풍 등으로 어민의 마음은 졸이는데 법인 카드를 펑펑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수협쇼핑이 수산물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수협 가족들의 복지몰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협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적자금도 못 갚는 수협, 임직원들은 돈잔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수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어가 인구는 약 11만4천명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으며, 어가 소득 역시 전년 대비 6.6% 감소한 4천841만원을 기록했다.

도시근로자 소득의 73%에 불과하다. 여기에 평균가계지출은 3천210만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으며, 어가부채는 4.1% 증가한 6천349만원을 기록했다. 어민과 어촌의 현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협의 경영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수협중앙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억원 감소했으며, 부채는 13조 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4천500억원이 증가했다. 수협은행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천1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억원이 감소했으며, 부채는 37조 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 2천억원이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수협은 1조 1천581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큰 부담이 있다. 수협이 올해 8월까지 상환한 금액은 3천48억원으로 약 26%에 불과하다. 앞으로 8천533억원을 더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협의 임직원 중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가 매년 증가하면서 지난해 610명에 달했으며, 전년 대비 95명 증가했다. 이들이 지난해 받은 연봉액만 약 700억원에 달한다.

또한, 대표이사, 은행장, 상임이사 등 임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이 올해만 8억원이 넘는 등 연평균 7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정 의원은 “허리띠를 졸라메야 할 시기에, 임직원들은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면서, “본인들의 배를 불릴게 아니라, 하루빨리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징계 받고 집에서 놀아도 월급 퍼주는 수협

정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정직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 정직 기간 중 1억4천만원에 달하는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협은 상벌준칙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징계면직·정직·감봉·견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중 정직은 중징계로 분류하고 있다.

정직을 받은 경우 내부 규정인 인사규정에 따라 1개월~6개월의 기간동안 직원의 신분은 유지하나 직무에 종사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수협 임직원은 보수준칙에 따라 정직기간중의 보수는 본봉과 직급수당을 합산한 금액의 80%에 달하는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직원 A씨는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던 멸치와 과입고된 삼겹살을 임의로 처분하여 이득을 취해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으며, B씨는 거래업체로부터 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수수하고 비축 수산물 1천800여박스를 몰래 팔아 이득을 취하는 등의 이유로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아 직무에 종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기간동안 각각 약 800만원, 1,300만에 달하는 월급을 지급했다.

수협은 징계 기간동안 출근을 하지 않고 업무 실적이 없는 이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 의원은 “비위를 저질러 일도 안 하는 자에게 소중한 어민들의 돈으로 월급을 주고 있다”면서, “갈수록 어려워지는 어촌 현실을 감안해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민은 마음졸이는데 수협 직원은 법인카드 펑펑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태풍과 코로나로 어민들은 밤새 맘졸이고 있는데, 수협은행직원들은 이를 무시한 채 아랑곳 하지 않고 법인카드를 펑펑 쓴 행태를 지적했다.

수협은행장은 작년 5호, 17호 태풍이 온 시기와 올해 집중호우 시기에 골프를 치고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수협은행 직원들도 태풍시기에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밤 11시 이후까지 치킨집, 중국집에서 회식을 한 것은 물론, 지점순회를 마치고 저녁 늦게 자택 근처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작년 8호태풍 때에는 부서장회의를 하며 갈비집에서 식대로 84만 9천000원을 결제했다.

특히, 올해 8호 태풍 바비가 몰아치던 시기에는 업무협의를 하는데 있어 같은 시간에 카드를 긁은 쪼개기 결제까지 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수협중앙회는 8월22일 공문으로 회식 금지, 점심식사 시 구내 식당 및 도시락 이용을 통해 이동 최소화를 하달했지만 수협은행 직원들은 지시를 어기고 11명부터 최대 21명이 모여 16만원~58만원의 식대를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 의원은 “태풍과 집중호우 시기에는 어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현장을 지키고, 관계 기관들은 비상근무를 선다”면서, “하지만 어민들 대표하는 수협은행이 어민들의 상황은 안중에 없이 법인카드를 흥청망청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아예 영업활동을 금지하라는 것이 아니고 상황에 맞게 처신을 하라는 것”이라며, “2년째 지적을 했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수협 임직원복지몰’로 전락한 수협쇼핑

정 의원은 수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협쇼핑 매출액의 48%를 임직원이 차지하고 있어 ‘수협쇼핑’이 수산업을 위한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아닌 ‘수협 임직원복지몰’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수협쇼핑의 전체 매출액 84억 원 중 40억 원이 임직원의 매출액으로 전체 매출의 약 4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수협 임직원들이 수산물 구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수협쇼핑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일반인의 수산물 구매 비율이 75%를 차지하는 반면, 수협 임직원들의 구매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수협은 수산업 중심체로서 수산인의 풍요로움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수협 임직원들은 수협쇼핑에서 복지포인트가 지급된 수협카드를 이용하여 수산물보다 TV, 노트북 등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해 수협 임직원이 수협카드를 사용하여 수협쇼핑에서 결제한 판매가격 상위 5개 품목은 TV, 건조기, 에어컨, 냉장고, 안마의자 순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협쇼핑이 수협 임직원들의 쇼핑 편의를 위한 구멍가게 같다’고 지적했지만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수협쇼핑의 사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국내 온라인쇼핑 수산물 분야 거래액 중 수협쇼핑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한 수준이며 이마저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 의원은 “수협쇼핑은 전체 매출액이 84억 원 밖에 안되는 작은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데 그중 40억원은 임직원 매출액이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던 사항이 전혀 개선되지 않아 ‘수협쇼핑’이 수산업을 위한 쇼핑몰이 아닌 ‘수협 임직원복지몰’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직원들은 수산물 구매가 아닌 복지포인트를 이용하여 TV, 냉장고 등 비수산물을 사고 있다”며, “임직원만을 위한 수협쇼핑이 되어서는 안되며 수산물 판매 장려를 위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