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사상 첫 산재 청문회, 그 의미는
[폴리리뷰] 사상 첫 산재 청문회, 그 의미는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1.02.23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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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 등 건설, 택배, 제조업 분야 9개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앞줄 왼쪽) 등 건설, 택배, 제조업 분야 9개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나 22일 국회에서 산재 청문회를 열었다. 헌정 사상 첫 산재 청문회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번 산재 청문회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의 주도로 열린 청문회로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일각에서는 ‘대국민 쇼’라는 비판도 있고, 기업 경영인을 불러다가 호통치는 것 이외에는 없다는 비난도 있지만 산재에 대해 국회가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산재는 이제 더 이상 기업만의 문제 아니다

이번 산재 청문회에서는 수많은 CEO가 고개를 숙였고, 산재 재발을 약속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결국 참석을 했으며,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도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건설, 현대건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들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물론 뾰족한 해법을 제시한 CEO는 없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산재 청문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기업체들도 산재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재사망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할 경우 국회에 불려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체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국회에 불려나가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질문에 답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출석하지 않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대기업들은 이른바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따로 두고, 국회에 상주하게 한다.

이들은 국회를 상대로 업무를 하는데 대표적인 업무 중 하나가 자사 소속 CEO의 국회 출석을 가급적 하지 않게 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산재 청문회 때 CEO 출석은 다른 기업체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체들이 산재사망사고를 줄이는데 상당히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체 CEO 산재 인식 알 수 있는 기회

또 다른 의미는 기업체 CEO가 산재를 바라보는 인식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산재 주요 원인인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 기업체 최고경영자의 생각과 국회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여야 의원들은 위험의 외주화가 산재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지만 기업체 대표들은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청문회 출석 대상인 9개 회사에서 5년간 발생한 산재 사망자는 103명이었고, 이중 하청업체 노동자는 85명이었다. 즉, 위험의 외주화가 심각하지만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노후 시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산재가 발생한 원인이 작업자의 행동이라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을 했다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산재 예방 관련 법안 마련 계기

이번 산재 청문회는 산재 예방을 위해 국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청문회라는 평가다.

이는 결국 산재 예방 관련 법안 마련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회가 이제 더 이상 산재를 외면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산재를 줄이는 그런 사회로 만들겠다는 여야 의원들의 각오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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