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공정위, 인터파크·익스피디아 등 호텔 예약 플랫폼 철퇴
[산업리뷰] 공정위, 인터파크·익스피디아 등 호텔 예약 플랫폼 철퇴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03.15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사진=파이낸셜리뷰 DB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아고다, 인터파크,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등 호텔 예약 플랫폼이 부당 조항을 두다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해당 부당 조항은 ‘경쟁 플랫폼에 우리 가격보다 더 싸게 객실을 주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런 이유로 5개 호텔 예약 플랫폼의 객실 가격이 똑같아 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5개 플랫폼이 국내 호텔과 맺은 계약 조항을 심사해 이런 최혜국 대우(MFN) 조항을 삭제·수정하도록 했다.

경쟁 플랫폼에 가격 더 싸게 할 수 없어

최혜국 대우 조항은 한 국가가 상대국과 통상 협정을 맺을 때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해주는 것을 MFN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MFN은 통상 용어지만, 플랫폼 업계에서 플랫폼-입점업체 간 조건을 정할 때 비슷한 상황에서 쓰이고 있다.

“경쟁사 및 입점업체 웹사이트에서 우리 플랫폼에 제공하는 가격보다 더 싸게 팔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넓은 범위의(Wide) MFN, “적어도 입점업체 웹 사이트에서 더 싸게 팔지 말라”고 하는 것은 좁은 범위의(Narrow) MFN이라고 부른다.

예약 플랫폼이 MFN 조항을 내세워 가격경쟁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예약 플랫폼마다 가격이 똑같아 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했다. 그러자 공정위가 지난 2017년 7월 경제부총리-호텔업계 조찬 간담회에서 이같은 제보를 입수했고, 같은 해 12월 호텔 16곳을 방문, 플랫폼의 계약서를 점검했다.

그 결과 아고다·인터파크·부킹닷컴·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호텔스컴바인·하나투어·씨트랩 등이 MFN 조항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호텔스컴바인·하나투어·씨트랩은 좁은 범위의 MFN 조항만을 사용했다. 넓은 범위의 MFN 조항을 사용한 아고다 등 5개사는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이를 스스로 삭제하거나, 좁은 범위의 MFN으로 수정했다.

단,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객실 가격을 검색하고, 호텔 자체 웹사이트에서 예약하는 무임승차 문제를 막기 위해 ‘호텔 웹사이트보다는 같거나 유리한 조건으로 객실을 제공하는 것’은 허용했다.

이는 호텔 자체 웹사이트에만 적용되는 사안이다. 소비자가 직접 전화하거나, 이메일 안내 등을 통한 비공개 객실 요금으로 호텔을 예약할 때는 플랫폼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예약 플랫폼마다 다른 가격 선보이게 돼

이에 호텔 예약 플랫폼마다 다른 가격을 선보일 수 있게 되면서 예약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가격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 때문에 호텔은 경로를 불문하고, 객실을 똑같은 가격과 조건으로만 소비자에게 팔 수 있었다”면서 “호텔은 특정 호텔 예약 플랫폼을 대상으로 요금을 낮출 수도 없었고, 플랫폼도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치하기도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여행 산업이 재개되면 이번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공정위느 기대했다.

그러면서 “호텔 예약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넓은 범위의 MFN 조항이 악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