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침묵 깬 북한, 미국 향한 노림수
[국제리뷰] 침묵 깬 북한, 미국 향한 노림수
  • 남인영 기자
  • 승인 2021.03.18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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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이 최근 침묵을 깨고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해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3년 전 봄날은 오지 않는다’고 원색적인 발언을 한데 이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을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태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봄날’ ‘시간 끌기용’

김 부부장은 ‘3년전 봄날’이라고 언급했고, 최 1부상은 ‘시간 끌기용’이라는 발언을 사용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정부를 향한 메시지라면 최 1부상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을 향한 메시지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왜냐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을 했지만 북한이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그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물론 대다수가 미국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북한이 언제 어떤 내용의 반응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런데 최 1부상이 ‘시간끌기용’이라면서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최종적인 의도는 미국

김 부부장이 ‘3년전 봄날’, 최 1부상은 ‘시간끌기용’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것은 역시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문이다.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한꺼번에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대북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미국의 전략과 우리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우리 정부를 모두 상대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 정부를 통해서 미국과 대화를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대화를 원하는 분위기다.

그것은 최 1부상이 싱가포르나 하노이 회담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북한은 미국을 향해서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곧 대북 정책을 발표하는데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바탕으로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으로서는 적대정책이라고 판단했고, 그런 적대정책을 폐기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은 이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 됐다. 다만 북한이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식의 반응이 북한으로부터 나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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