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 좀 취업시켜주세요”
[칼럼] “저 좀 취업시켜주세요”
  •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김운형
  • 승인 2021.05.11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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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좀 취업시켜주세요”

저녁 9시 경 착신 전환된 휴대폰으로 들린 첫 음성이다.

“저 좀 취업시켜주세요.” “저 좀 취업시켜주세요.”

누구인지 확인 할 틈도 없이 반복해서 쏟아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그의 목소리에서 절박함과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구해달라는 마음속 외침처럼 들렸다. 이뿐 아니다. 6년간 근근히 아르바이트로 버티어 오던 유학생 E 군의 목소리는 울부짓듯 했으며, 하루에 5번이나 전화한 P씨는 내내 같은 질문만 반복 했다.

얼마 전 방문 상담한 Y씨 역시 앉자마자 “저 좀 어떻게 취업시켜주면 안되요?” 였다. 그리고 답답한지 울음을 터트렸다. 취업에 대한 불안과 초조감 그리고 어떤 방법도 보이지 않은 막막함 들이 누적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패닉 상태인 것이다. Y씨는 실제로 한동안 집밖에 출입 없었고 숟가락 들 힘도 없다고 호소했다.

▶취업패닉이 특별한 경우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가장 최근에 상담한 5명의 취업준비생 모두 취업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그중 4명은 우울감, 그중 2명은 자살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2019년 5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취업 포기자가 58만 명이라 한다. 이중 상당수는 구직패닉 상태일 것이다. 번듯한 강의실, 잘 꾸며진 카페에서의 멋드러진 취업교육 그리고 정신없이 쏟아지는 이런저런 지원들 속 한편에선, 취업불안과 혼돈이 쌓이며 취업패닉쌍태로 서서히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취업교육이 도움 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무슨 예비군 소양교육처럼 획일적이고 이벤트적인 교육으론 각기 성향적 특성이 다른 취업준비생을 다루기는 부족하다. 그리고 최근 취업준비생의 취업활동 특성이 고립화 단절화 되는 경우가 있다. 구직기간이 길수록 고립적인 성향이 강해진다. 그만큼 패닉적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현실이 반영된 개인별 취업환경, 심리적인 특성, 직업관, 취업 태도, 취업목표가 등을 입체적 으로 고려하여 매우정교하게 해야 한다. 교육방식 뿐 아니라 취업강사나 컨설턴트도 심층적 노력이 필요하다. 말 한마디가 취업 준비생의 인생과 삶의 방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이다.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대하여야 한다. 겉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가볍게 여겨서는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그 속에 절박함과 좌절감으로 패닉에 빠져 어찌 할 바를 모르는 내면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취업우울과 패닉에 빠졌다고 취업을 못하거나,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절박함이 동기적 에너지로 촉진되면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구직자 의 심리적 특성, 취업환경, 취업태도, 취업방해요인 등을 입체적으로 반영하여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차분하게 실천하게 도와주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31살 이 군이 좋은 예이다.

얘기인즉, 이군은 좋은 대학에 잘나가는 컴퓨터 학과를 졸업한지 2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면접을 본적이 없다. 이해되지 않는다 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싶다 했다. 이군과 단둘이 마주한지 5분도 안되어 그 원인을 수 있었다. 사연은 이렇다. 현직 공무원인 부친의 직 간접적 영향으로 대학3학년부터 공무원 준비했고, 그사이 전공을 등한시하여 졸업학점 이수 못헸다. 그러나 모두가 졸업한줄 안다. 졸업 못하여 지원서를 제출할 수 없었다. 다시 공시를 2 년 했지만 역시 성과가 없었다. 현재는 졸업, 전공, 취업, 공무원 관련된 것은 일체 피하고 있으며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한다. 하고 싶은 것도 할 것도 없다. 그나마 자신이 버티고 있는 이유는 하나라 했다. 자신이 나이 들면 부모가 취업 기대를 포기하고 편의점이나 하나 차려줄것 기대한다 했다. 상세한 컨설팅 과정을 애기하진 않겠다. 현재는 학교도 졸업하고, IT관련기업에 재직중이다. 다만 취업을 방해하는 현실적, 심리적 요인을 정학이 찾아 실현가능 한 것부터 하나씩 함께 행동한 것이 좋은 결과를 냈다는 점이다.

취업능력이 부족한 취업준비생은 단 한명도 없다. 다만 불안과 혼돈에 눌려 취업기회와 방향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취업준비생의 내면적 상황에 좀 더 귀 기우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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