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작은 사치의 시대”... 패션업계, ‘스몰 럭셔리’에 빠지다
[기획] “작은 사치의 시대”... 패션업계, ‘스몰 럭셔리’에 빠지다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6.12.2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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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를드 까스텔바쟉 '크리스탈 스트랩/사진제공= 형지에스콰이아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나를 위한 작은 사치, ‘스몰 럭셔리(Small Luxury)’가 패션업계 핫 키워드로 떠올랐다.

‘스몰 럭셔리’란 고가의 명품 의류, 가방 등에 대한 소비는 줄이는 대신, 작은 규모의 고급 아이템 구매를 통해 만족감을 얻으려는 현상을 일컫는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가치소비 트렌드에 경기가 불황일수록 작은 소비재의 매출이 증가하는 ‘립스틱 효과’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스몰 럭셔리 아이템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액세서리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4년, 2015년 패션 부문 매출액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면, 잡화 및 액세서리 부문은 2년 연속 1.4%씩 신장했다.

2016년 잡화 및 액세서리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6.1% 증가하며, 2.6% 성장한 패션 부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패션 시장의 변두리 아이템으로 평가 받던 소규모 액세서리 제품들이 패션업계를 이끄는 ‘히든 챔피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에서는 패션을 구성하는 하나의 부속품이나 장식품으로만 여겨지던 스몰 아이템을 강화하며 작지만 화려한 위안을 찾는 소비자들 마음 잡기에 나섰다.

핸드백 못지 않게 화려하고 개성 있는 핸드백 스트랩이 주목 받고 있다. 형지에스콰이아는 백·액세서리 브랜드 장샤를드 까스텔바쟉의 론칭과 함께 액세서리 부문을 강화했다.

특히, 화려하고 과감한 글램코어(GlamCore) 스타일을 핸드백 스트랩에 접목해 패션을 완성하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와 관련 장샤를드 까스텔바쟉 ‘아트웍 스트랩’은 디자이너 까스텔바쟉의 회화 작품을 재해석한 위트 있는 일러스트 프린팅과 비비드한 컬러의 콤비로 양면 모두 활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화려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장식을 활용한 ‘크리스탈 스트랩’은 고급스럽고 우아한 무드를 연출하는 아이템으로 사랑 받고 있다.

‘누더기 패션’의 대명사였던 패치는 커스터마이징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안야 힌드마치는 가방에 붙이는 스티커 패치를 통해 단숨에 워너비 브랜드로 떠올랐다.

눈알 모양, 스마일 얼굴 등 팝아트적 요소가 강한 가죽 스티커 패치는 1장당 10만원 안팎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국내 공식 출시 전부터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독점 판권을 인수하고 지난 8월 갤러리아 백화점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문화예술을 접목해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루이까또즈는 지난 달 스카프 전시회 ‘베르사유의 정원’을 개최했다.

2017 S/S(봄·여름) 신제품 공개와 함께 꽃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스카프를 예술적 콘텐츠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날아다니는 5월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 이미지를 다채롭게 표현한 66종의 스카프를 전시했다.

또한 스카프 스타일링 클래스, 손수건 DIY 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예술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김희범 형지에스콰이아 마케팅본부장은 “수백·수천만원 짜리 명품백 대신 상대적으로 소소하지만 고급스러운 패션 아이템을 통해 ‘작은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고급 품질과 트렌디한 감각을 갖춘 하이엔드 액세서리가 불황을 이겨낼 신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으며 그 동안 의류와 가방 등에 편중돼있던 패션산업의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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