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쓴소리] 블랙아웃...가정용 전기 절전이 답이다?
[기자의 쓴소리] 블랙아웃...가정용 전기 절전이 답이다?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6.08.12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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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지난 11일 당정청 협의에 따라 산자부는 7월부터 9월 가정용 전기사용료를 평균 20%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와 함께 산자부는 대규모 정전사태 일명 ‘블랙아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사용량은 전체 사용량의 대부분을 산업분야에서 소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준 전력판매량 가운데 산업용이 53.6%, 일반용(상업용)이 22.4%인 반면 가정용(주택용)은 14.6%에 불과하다. 부연하자면 기업들이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상위 1.2%에 해당하는 대기업들이 산업용 전기의 64%를 사용하지만, 그들은 각종 혜택을 받으며 전기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점은 고스란히 한전의 적자로 반영되고, 그 엄청난 적자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

현실이 이런 마당에 정부와 한전은 전기를 절약하라고 구호를 외치면서 학교와 관공서의 에어콘을 꺼버리고 주택용 전기료를 인상하며, 군부대에 순환정전을 시행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행태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경기회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전기를 눈치 보는 것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연일 폭염으로 고통받는 일반 가정에서는 절전을 생활화 하라고 한다.

전체 사용량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이 조금만 줄어도 전체 전력 사용량은 급감세를 보이는게 불보듯 뻔한데 말이다.

단일 규모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한 달 전기 사용량이 월성 3호기의 1년 전기 생산량이라고 한다.

또 대기업 상위 공장 3곳의 전력 사용량은 대구와 부산에 있는 모든 가정용 전력 사용량과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죄 없는 가정용 전기만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만약 가정용 전기사용량이 30%가 증가한다고 가정한다해도 전체 전기사용량은 3%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가정용 전력소비가 늘어난다고 전력난이 온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이다.

그럼에도 가정에게 블랙아웃에 대한 대비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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