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2세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심각”
“대기업 총수 2세 지분율 높을수록 내부거래 심각”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7.09.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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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은 SK, 금액은 현대차가 가장 많아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대기업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솟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17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가 있는 자산 규모 상위 10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과 총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모두 증가했다.

특히, 사익 편취 규제를 받는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3년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 대상은 올해 5월 지정된 자산 10조원 이상 27개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상품·용역거래 현황이다.

올해 처음으로 지정된 KT&G, 한국투자금융, 하림, KCC 등은 지난해 내부거래 현황을 공시할 의무가 없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개자료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으며 특히 총수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은 뚜렷한 상관 관계를 보였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11.4%였지만 지분율이 100%인 기업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66.0%까지 올랐다. 지분율 100% 기업의 내부 거래 비중은 전년(59.4%)보다 더 높아졌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3년간 7.6%, 9.0%, 9.4%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인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기업의 내부거래 금액은 7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천억원 감소했지만, 비중은 14.9%로 2.8%p 상승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11.4%를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난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27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52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지정 집단과 비교해 7조1천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 규모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높아지면서 분석 대상 기업집단이 47개사에서 27개사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자산 규모 5조∼10조원 집단이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전년 대비 0.5%p 상승한 12.2%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내부거래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12%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7개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2.2%로 같았으며, 내부거래 금액은 총매출액 감소 영향으로 1조원 줄었다.

뿐만 아니라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21조7천억원에서 122조3천억원으로, 비중은 12.8%에서 12.9%로 모두 증가했다.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개 집단은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두산 등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내부거래 비중이 7.0%인 한진이 제외되고 내부거래 비중이 11.4%인 신세계가 포함됐다.

이들은 계열사 신규 시설투자 증가, 연관사업 인수 등 사업 구조 변경, 10대 집단 구성 변화 등으로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내부거래 비중은 상장사(8.2%)보다 비상장사(22.3%)에서, 총수 없는 집단(10.9%)보다는 총수가 있는 집단(12.5%)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모습을 보였다.

내부거래 금액으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30조3천억원)로 가장 많았으며, SK(29조4천억원), 삼성(21조1천억원)  등 순으로 컸다.

내부거래 비중으로 살펴보면 SK(23.3%)가 가장 컸으며, 포스코(19.0%), 현대자동차(17.8%) 등이 뒤를 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집단의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이 큰 것은 자동차, 석유화학제품, 전자제품 등 생산을 위한 수직 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집단은 한진(2.4%p), 두산(1.7%p), 신세계(1.4%p) 등이었으며, 롯데(1조7천억원), 삼성(1조5천억원), 농협(8천억원) 순으로 내부거래 금액이 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차와 SK, 삼성, LG, 롯데 등 상위 5개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 합계는 109조2천억원으로 전체 집단의 71.6%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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