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여행기] 불편함과 거추장스러움을 감내하다
[파이낸셜리뷰] 무섬 사람들은 400여 년간 일상의 불편과 거추장스러움을 스스로 감내하면서, 마을을 휘감고 도는 강 자락에 생채기를 내지 않으려고 사람들과 가축이 겨우 다닐 수 있도록 외나무다리를 놓아 뭍으로 나갔다. 오래전 이 마을로 시집온 할머니들은 좀처럼 바깥세상에 나가기가 어려워 "죽기 전에는 한 번도 바깥으로 나가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회고한다.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는 정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개소 중 한 곳이다.
물속에 안긴 신비의 섬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원래 이름이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동쪽 일부를 제외한 3면을 휘돌아 흐르고, 내 안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모래톱 위에 마을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다.
이곳에 마을 전체가 고택과 정자로 이루어져 있고, 안동 하회마을과 지형적으로도 비슷해 천혜의 자연조건을 자랑한다. 하회마을과 달리 일반에 그리 알려지지 않아 옛 선비고을의 맛을 흠씬 맛볼 수 있는 것도 무섬마을만이 가진 특징이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 하나로 아슬아슬한 높이로 강을 건너야만 했다. 걸어가는 풍경은 너무 멋있었지만, 나에게는 건너가기가 무서웠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들었지만, 단체 여행이라 그럴 수도 없고, 발을 꼭꼭 밟으면서 흐르는 물을 쳐다보지 않고 건넜다.
외나무다리 입구에 <MBC 주말드라마 촬영지 옥중화> 표지판이 붙어 있는 등 형화 촬영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마을의 옛 지명은 '섬계(剡溪)'로 그대로 풀이하면 '물 위의 섬마을' 이다. 영주사람들은 수도리니 섬계 등의 이름보다는 '무섬마을'로 부르기를 좋아한다. 무섬마을을 휘감고 도는 내성천은 모래톱을 안고 맑고 투명한 속살을 그대로 내보인다. 투명의 물, 속살이 희다 못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