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걸어서 10분 생활권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10분 문화생활권’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10분 생활권’은 과거부터 있어왔던 개념이다.
도보로 10분 생활권은 병원, 도서관, 학교, 공원 등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개념을 말한다.
과거부터 나온 개념이지만 최근 들어 기후위기와 도시 집중화, 삶의 질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해결할 방법으로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상적인 개념과 실제 도시 션실 사이에서 간극이 존재한다.
프랑스 도시학자 카를로스 모레노
10분 생활권은 프랑스 도시학자 카를로스 모레노가 주창한 ‘15분 도시’ 개념에서 비롯됐다. 도시민들이 자가용 없이 자택 반경 15분 안에서 일상생활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 개념을 프랑스 파리에서 도입을 하고, 멜버른, 서울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이 각자 방식으로 변형해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자동차 중심의 도심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차량 진입을 제한하고, 자전거 전용 도로와 보행자 우선 도로를 확대했다. 지역 단위 학교, 병원, 문화시설이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생활 반경이 대폭 줄어들었다.
미국 포틀랜드는 ‘20분 이웃’ 전략을 통해 자족형 커뮤니티 개발에 나섰고, 서울은 ‘도보 10분 생활권’을 목표로 실현을 시도하고 있다.
단순 거리 단축의 개념 아니야
10분 생활권은 단순히 물리적 거리 단축이 아니다. 주민들은 교통비와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고, 교통 혼잡과 탄소배출이 감소한다. 또한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미쳐야 한다. 동네 기반 상권이 성장하고, 커뮤니티 중심의 문화·복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역 공동체가 회복되는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하지만 10분 생활권의 가장 큰 약점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인프라가 집중되면 집값의 상승이 불가피하고, 원주민들이 외곽으로 밀려날 수 있다.
서울에서도 재개발 지역에서 생활권 기반 인프라가 들어설 경우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도시 전체의 관점으로 볼 때 10분 생활권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해야 한다.
기존의 고밀도 도시 구조도 또 다른 장벽이다. 이미 빽빽하게 개발된 지역에서 생활시설을 새롭게 확보하려면 재건축과 재개발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일어난다. 또한 날씨와 계절, 고령 인구의 도보 한계 등도 현실적 제약이다.
보행 친화적 인프라 중요
10분 생활권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보행 친화적인 인프라이다. 보도가 단절되지 않고 넓어야 하며, 교차로는 안전하게 설계돼야 한다.
범죄 예방을 위해 조명과 CCTV 등의 인프라도 필요하고, 모든 연령층이 접근 가능해야 한다. 마을 단위로 작은 병원, 도서관, 보육시설, 카페, 공원 등이 복합적으로 배치돼야 한다.
또한 단순히 인프라 배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균현 발전, 비용 효율, 기후 대응 등의 현실적인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