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배제한 '거북섬 활성화' 세미나…'현실 논의'는 어디에?"

- 지난달 29일, 한국공학대 주최 세미나서 주민·상인 대표 참여 없어 논란 - "공실률 87%·대출 부담 해결이 먼저" vs "대학-지자체 협력 체계 구축 시작 - 현장 전문가 참여하는 공청회 우선시 되어야... 세미나 지속적 개최 예정

2025-08-01     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한국공학대학교가 지난달 29일 ‘거북섬 활성화를 위한 민관학연 협력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이 세미나에 거북섬 주민·상인 대표들이 빠져 ‘거북섬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현안 논의에 한계가 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민 배제 논란... ‘현실적 대책 없는 세미나’

세미나 전날에서야 소식을 듣고 참석했다는 김선태 거북섬 통합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거북섬을 이야기하는데 거북섬 주민과 발전위원회 상인이 참여하지 않은 이 세미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며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거북섬의 진짜 문제는 활성화가 아니라 주민들의 피해 해소”라며, 상가 공실률이 87%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론적 논의보다 실질적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시흥시에 따르면, 거북섬의 상가 공실률은 2023년 11월 기준 총 3,253개 점포 중 입점률이 13%에 불과해, 공실률은 무려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거북섬 내 오피스텔 공실률은 100%, 아파트 상가는 9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흥 거북섬의 문제점은 이날 세미나 주제 발표에서도 공개됐다. 신기동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 18쪽과 22쪽에서 “거북섬의 상업시설은 타 지역의 경우 5% 미만인 데 비해 시화 MTV(멀티테크노밸리) 내 상업 지역 비중은 49.9%로 도시 지역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 수요 대비 상업시설이 과잉 공급”이라며 “해양레저관광단지를 앞세워 상업시설을 평당 5~6천만원대의 높은 분양가로 분양한 것이 상권 활성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신기동 연구위원은 이 보고서에서 거북섬 상권 육성의 기본 방향으로 관광개발, 상권 구조, 사업 주체 등 3가지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며, ▲ 레저·관광객 유입 극대화 및 관광과 상권 상생발전 전략 ▲거북섬 상권 특화 육성 전략 및 브랜드화 방안 ▲민관협력형 상권 관리 체제 구축 및 핵심사업 구상 등의 실행 방안도 내놓았다.

“거북섬 발전위원회가 나서도록 지원해야...”

김형성 시흥시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거북섬 활성화를 위한 지역 거버넌스 체계 전략 방안이란 주제를 통해 “처음에는 관광과 휴양 기능이 겸하는 첨단 복합 단지를 계획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업 변경과 함께 공원 조성보다는 돈이 제일 많이 되는 아파트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들어오는 사업으로 변경됐다”라며 “이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상가가 과도하게 들어서게 되는데, 신기영 위원의 보고서에서도 언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고가 낙찰 방식의 토지 분양과 과도한 상업시설 중에 음식점 비중이 56%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거북섬 지구 상업시설 공실률 84%(2025년 3월 기준, 시흥시 내부 자료) 수준이며, 오피스텔은 100%, 아파트 상가는 95%가 공실”이라는 지적하며 “이는 제2순환도로의 지연으로 인해 거북섬 진입 교통 인프라가 낙후되고, 호텔과 관광자원의 미비로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흥시는 거북섬 발전위원회가 나서도록 밑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발전위원회가 국토부나 환경부에 직접적으로 요구할 수 있도록 함께 하며, 수자원 공사와의 협약을 통해 이익금 재투자 방안 마련, 시의회·도의회나 국회에 그 역할을 하도록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북섬 활성화 위한 대학의 역할 논쟁

이날 개최된 거북섬 활성화 민관학연 협력 정책 세미나는 황수성 한국공학대학교 총장인 개회사에서 밝혔듯이 “거북섬이 학교와 굉장히 가까운 거리(800m)에 있어 거북섬 활성화와 관련해서 ‘우리 학교가 기여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이걸 좀 같이 고민을 해보자”라는 데서 시작됐다.

한국공학대학교에서는 이재광 기획처장과 김억 학생처장이 주제 발표와 종합토론에 참석했다. 

그렇다면 거북섬 활성화를 위한 지역 대학의 협력 역할과 과제로 어떠한 것들이 제시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공학대학교는 거북섬 활성화를 위해 청년 창업 지원(AI 팩토리 7), 해양레저 학과 신설, 상인-대학 협력 체계 구축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과 부재와 준비 미비 등 현실적 한계로 인해 장기적 실행 계획과 주민·정부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다음은 참석자들이 말하는 대학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신기동 연구위원은 “한국공학대학교의 경우 기업들과의 연계되거나 파생된 활동들을 상권과 어떻게 연계하고, 상권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향까지 연결될 수 있는 것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으며, 김형성 실장은 “대학교와 상인회, 그리고 시청이 3자 협의체를 구성해서 동심원들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재광 기획처장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제를 우리가 해야 된다”라며 “아이디어에서 시제품 제작까지 7일 내 지원하는 창업 플랫폼인 ‘AI 팩토리 7’을 통해 청년 창업을 만들어 가고, 테크놀로지 체험존, 소상공인 아카데미, 리서치 파크 활용, 스마트 허브 연계 등의 통해 거북섬을 제조 창업과 청년 문화의 허브로 포지셔닝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토론회에서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주 인구 증가와 콘텐츠 확보를 통해 방문객 증가를 가져와서 일자리 창출을 하며, 이를 통해 청년문화를 만들어내야 되는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 나선 윤진철 시흥시 균형발전국 국장은 “한국공학대학교가 해양 레저 관련된 산업 일부를 담당하거나, 레저 스포츠와 연결돼서 요트 수리 및 정박 등 공학적인 그 분야의 학과도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학과도 없고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까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이것이 지역 대학의 역할이고 동반 성장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조성기 시흥시 소상공인 연합회장은 “대학생의 디자인, 기술 특허를 상인들의 상품 개발에 적용하거나 기술 장인이 대학생과 창업자에게 실무 교육을 제공, 경영 디지털 마케팅 과정을 소상공인에게 무료 제공, 소상공인 브랜드 개발 등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억 학생처장은 “8,000명의 학생이 마중물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흥시와 협력해서 현장실습이나 레저 분야 창업, 또는 교양과목으로 서핑 같은 경험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감성적인 디자인 공학으로의 접근과 학생들의 마케팅 콘텐츠와 홍보 문화의 아이디어를 통한 거북섬 활성화에 있어서 아주 결정적인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참여 필요성과 정부 차원의 지원 요구

이날 세미나의 마지막 질문 순서에서 거북섬 축제를 5개나 진행했다는 한 감독은 “거북섬은 지금 절박하다. 5개의 축제를 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라며 “대학이 거북섬과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연, 관광 관련 학과 유치나 제3캠퍼스를 설립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북섬은 대통령이나 주요 책임자와의 타운홀 미팅 참여나 중앙 부처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이번과 같은 정책 세미나보다 현장 중심의 액션 플랜을 가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남주 시흥시 정책기획단장은 “이 정책 세미나는 거북섬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대학이 어떤 그런 체계를 만들어가는 시작으로 받아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라며 “앞으로 좀 구체적인 그런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끝까지 경청한 오인열 시흥시의회 의장은 “우리 거북섬이 어렵고 모두 다 걱정하고 있다는 의지로 받아들이면서 정말 절박한 이 목소리를 우리 모두가 같이 공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이 세미나가 어떤 학술적인, 행정적인, 이런 탁상공론이 아니고, 현장에서 꼭 절실하게 이루어져서 도움이 되는 이런 세미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 의장은 또 “거북섬은 우리 시흥시의 미래이고, 경기도 해양 도시로 급발전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거북섬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시흥시의회에서도 이 지역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필요한 제도 정책을 마련해서 관계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거북섬의 진정한 지역 발전을 위해서 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흥시는 해수부가 주관하는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윤진철 국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시흥시는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공모 사업에 도전한다. 올해 한 번의 도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두 곳을 선정하기 때문에 꼭 시흥시 거북섬이 따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발표한 해수부 주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에는 경북 포항시와 경남 통영시 2곳이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