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선태 거북섬 발전위원장, "해양관광도시 꿈만 남긴 채… 거북섬, 누구의 책임인가?"
- "국가 주도 계획 뒤 책임지지 않아"…기반시설 조속 완성 촉구 - 몇 년째 대출 이자만 내고 있는 상가 투자자들... 이자와 재산세 감면 요구 - '상가 박람회' 개최로 프렌차이즈 업체 계약 잇따라... 대형 점포는 안정적 운영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경기도 시흥시 앞바다에 인공섬으로 조성된 거북섬은 ‘해양 관광 도시’라는 국가 주도의 멋진 청사진과 함께 2011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기반 시설은커녕 청사진 속의 대관람차, 마리나항, 무료 물놀이 시설 등은 하나도 지어지지 않은 채, 한국수자원공사의 땅 매각과 민간의 무분별한 상가 분양만 이루어졌다.
결과는 ‘유령 도시’라는 오명과 4,200여 개 상가 점포주들의 눈물이다. 국가가 기획해 놓고, 책임지지 않은 ‘계획적 실패’의 현장을, 김선태 거북섬 발전위원회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Q: 거북섬이 현재 겪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A: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경기도, 시흥시, 한국수자원공사가 해양관광·레저단지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며, 거북섬의 인공섬 조성 및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땅만 매각했고, 민간 개발사들은 그 땅에 상가와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을 모두 끝냈습니다. 문제는 분양 당시 홍보했던 대형 관광 인프라인 국가 공모 사업(대관람차, 마리나, 라군 무료 물놀이 시설 등)들이 동시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기반 시설 하나 없는 ‘땅덩어리’ 상태에서 선분양이 이뤄진 셈이죠. 2,900세대 아파트에 5,000개가 넘는 상가(상가, 오피스텔, 생활용 숙박 포함)가 들어선 것 자체가 계획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상가를 분양받은 대부분의 투자자는 현실적으로 수익이 없어 몇 년째 대출 이자만 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Q: 실제로 어떤 시설들이 지어지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나?
A: 처음 계획되고 홍보됐던 것들은 거의 다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관람차, 아쿠아 테마공원(50호 공원), 마리나 항만 시설, 라군 무료 물놀이 시설 등은 분양 당시의 조감도에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현재 유일한 관광 시설은 ‘웨이브파크’와 최근 7월에 오픈한 ‘해양생태과학관’뿐입니다.
웨이브파크도 원래는 4계절 운영하기로 했지만, 첫 해 겨울철 운영이 적자라는 이유로 현재는 여름철에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웨이브파크 안에 푸드 코너가 있어 주변 상가와의 ‘상생’이 전혀 안되고 있다. 그렇다면 시흥시는 웨이브파크를 시흥의 랜드마크라고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Q: 투자자들의 피해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나?
A: 거북섬이 해양관광, 레저단지를 한다는 전제로 투자자들은 분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분양 당시의 시설들은 진행이 되지 않은 단계에서 무작위로 상가 분양만 해 버린 거죠. 결국 인허가 책임은 시흥시입니다. 이렇게 인프라가 안될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상가인허가를 이렇게 많이 해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안되어 수분양자들이 이자를 견디지 못해 경매가 나온 것이고, 이를 악성 유튜버들이 SNS 등에서는 거북섬이 공실율 87%로 ‘유령 도시’라는 내용들이 소개되면서 거북섬에 투자한 수분양자들에게 이중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시흥에 와서 거북섬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우리로서는 ‘노이즈 마케팅'이 되긴 했지만, 언론과 SNS에서 안 좋은 방향으로만 몰고 가니까 이곳에 창업하고 싶었던 사람들도 못 오게 되는 현상이 발생해 거북섬 수분양자들은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되었답니다. 거북섬 발전위원회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거론했던 거북섬에 대해서 최소한 한 번은 방문하던지, 아니면 지금 어떻게 되고 있는지 챙겨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Q: 거북섬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가 시급한가?
A: 첫째, 국가와 시흥시가 약속한 기반 시설을 하루빨리 완성하는 것입니다. 9월로 예상되는 마리나항, 현재 공사가 중단된 50호 공원, 대관람차, 무료 해수욕장 시설 등 원래 계획된 공모 사업들을 완결해야 합니다.
둘째, 더 이상의 상가 분양을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남은 토지는 주거로 용도변경하고. 시화mtv 지속발전기금을 거북섬 기반시설 확충하는 데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문화공원 용도를 그린공원으로 용도 변경하여 관광객들의 볼거리 시설 등을 유치해야 합니다.
셋째, 의사 결정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교수나 외부 사람 위주로 결정하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아톰 로봇 같은 쓸데없는 시설물이 생기기도 합니다.
Q: 현재 추진 중인 ‘상가 박람회’의 성격은?
A: 상가 박람회는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준비한 것이며, 상인들의 자구책이기도 합니다. 비록 2,000만원이라는 저예산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족할 수 있지만, 유튜브의 부정적인 영상만 보지 말고, 직접 잘되고 있는 현장을 와서 확인해 보라는 것이 저희의 메시지입니다.
이번 상가 박람회는 대형 프렌차이즈 본사나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자 하는 사업자를 위한 행사입니다. ‘상가 박람회’ 공지가 나가고, 프랜차이즈 업체들과의 계약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박람회 신청자들이 60명이 넘었습니다. 현재 거북섬의 큰 점포들은 장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이번 상가 박람회에서는 대형 점포들을 직접 방문할 기회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상가 박람회’는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제17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과 때를 같이해 개최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제2순환도로가 착공도 못 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의 역할이 필요하고, 오는 10월에 있을 해수부의 해양복합관광도시 추가 공모에 이곳 거북섬이 선정되도록 정치권과 시흥시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의사결정에 현장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반드시 참여시켜야 합니다.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은 공실로 인해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에 대한 이자와 재산세를 감면해 달라는 것이 우리들의 의견입니다. 그리고 현재 시흥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거북섬 활력 증진 TF’를 국회의원과 도의원이 함께하는 ‘거북섬 지속 발전 TF’로 격상해 더 큰 그림에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시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