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하얏트? 다 같은 하얏트 아니야

서울은 직영? 인천은 한진?… 호텔마다 다른 ‘하얏트의 얼굴’ 글로벌 간판, 로컬 자본… 호텔 산업의 보편적 공식

2025-09-01     김희연 기자
하얏트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하얏트호텔.” 이름만 들어도 세계적인 고급 호텔 체인을 떠올리기 쉽다. 남산 자락의 그랜드 하얏트 서울, 마린시티의 파크 하얏트 부산, 제주시의 그랜드 하얏트 제주…. 국내 곳곳에 자리 잡은 ‘하얏트(Hyatt)’는 마치 하나의 기업이 일괄적으로 소유·운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각 호텔의 소유 구조와 운영 방식은 제각각이다. ‘다 같은 하얏트’는 아니라는 얘기다.

글로벌 하얏트, 브랜드 체계의 힘

제이

하얏트의 역사는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이 프릿츠커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 인근의 작은 모텔 ‘하얏트 하우스’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67년 개관한 하얏트 리젠시 애틀랜타는 거대한 아트리움 로비를 선보이며 세계 호텔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구조는 이후 글로벌 호텔 건축의 전형으로 자리 잡으며 하얏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1970년대 들어 하얏트는 아시아와 유럽으로 영역을 넓혔고, 1980~90년대에는 브랜드 다각화를 통해 성장했다. ‘파크 하얏트’, ‘그랜드 하얏트’ 같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2000년대 이후 ‘안다즈’, ‘하얏트 플레이스’, ‘하얏트 하우스’까지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2018년에는 투 로즈 호스피탈리티(Two Roads Hospitality)를 인수해 알리라(Alila), 톰슨(Thompson), 조이 드 비브르(현 JdV) 등 독립 브랜드를 편입했고, 2023년에는 드림호텔그룹, 2024년에는 Mr & Mrs Smith를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현재 하얏트는 전 세계 79개국 1400여 개 호텔, 객실 수 약 30만 실을 운영하며 메리어트·힐튼·아코르와 함께 글로벌 4대 호텔 그룹으로 꼽힌다. 고객은 어디서든 ‘하얏트’ 간판 아래 일정 수준의 경험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브랜드 파워 뒤에는 본사가 직접 소유하는 호텔보다, 로컬 자본이 건물을 소유하고 하얏트가 브랜드와 운영만 맡는 호텔이 훨씬 많다. 한국의 하얏트가 이를 잘 보여준다.

국내 1호, 본사 직영의 상징 ‘그랜드 하얏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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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문을 연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한국 최초의 하얏트호텔이다. 개관 당시에는 하얏트가 직접 지분을 보유했으나, 현재는 사모펀드 JS코프-블루코브 컨소시엄이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하얏트는 장기 위탁운영 계약을 통해 호텔 운영을 이어간다. 소유 구조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서울을 대표하는 럭셔리 호텔이라는 상징성은 변하지 않았다.

한진 계열이 소유한 ‘그랜드 하얏트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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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개관한 하얏트 리젠시 인천(현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인천국제공항 바로 옆에 위치한다. 호텔 자산은 한진그룹 계열 KAL호텔네트워크가 소유하고, 하얏트가 운영을 맡는다. 2014년 신관 개관 이후 국내 최대 공항 호텔로 자리잡았다.

건설사가 세운 ‘파크 하얏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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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문을 연 파크 하얏트 부산은 현대산업개발(HDC) 계열사가 개발·소유한 호텔이다. 하얏트는 브랜드와 운영만 담당한다. 건설사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입히며 시장 차별화를 시도한 사례다.

초대형 복합시설 ‘그랜드 하얏트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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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주시 드림타워에 문을 연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국내 단일 호텔 최대 규모인 1600실을 갖추고 있다. 개발·소유는 롯데관광개발이 맡았으며, 하얏트는 운영을 담당한다. 카지노와 대형 쇼핑·레저 시설을 결합한 높이 169m, 38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인 드림타워는 기존 시내 호텔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파라다이스시티 하얏트’? 사실은 자체 브랜드

일각에서 혼동하지만, 2017년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연 파라다이스시티는 파라다이스 그룹과 일본 세가사미홀딩스 합작으로 세운 복합리조트다. 이곳 호텔은 ‘파라다이스 호텔&리조트’, ‘아트 파라디소’ 등 자체 브랜드로 운영되며, 하얏트 브랜드는 없다. ‘하얏트 인천’과 혼동하기 쉬운 지점이다.

호텔 산업의 큰 흐름···자본과 브랜드의 분리

하얏트 사례는 글로벌 호텔 산업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과거에는 글로벌 체인이 직접 건물을 지어 소유·운영하는 ‘직영 모델’이 일반적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호텔 건립에는 수천억 원대 투자가 필요하다. 글로벌 체인은 자본을 직접 투입하기보다, 브랜드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전환했다. 반면 개발사·투자사·지자체 등은 호텔을 자산으로 보유하며 안정적인 임대료·수익을 기대한다.

따라서 오늘날 글로벌 호텔 체인은 ‘브랜드 회사’로서 기능한다. 소유주와 운영자가 분리되는 ‘Asset-Light 전략(자산 경량화)’이 업계 전반의 흐름이다. 하얏트뿐 아니라 힐튼, 메리어트, 아코르까지 대부분이 이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다른 글로벌 체인은?

하얏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 1위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8500여 개 호텔을 운영한다. 한국에서도 ‘JW 메리어트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포포인츠’ 등 다양한 브랜드를 내세우지만, 자산 소유주는 대부분 국내 건설사나 금융사다. 메리어트는 브랜드와 운영 시스템만 제공한다.

힐튼은 130여 개국 7000여 개 호텔을 보유한 글로벌 체인이다. 서울 소공동의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2022년 소유주가 IGIS자산운용으로 바뀌며 운영 계약도 종료됐다. 이후 힐튼은 국내에서 파트너십 모델을 통해 주요 지점을 운영 중이다.

아코르(Accor)는 110개국 5400여 개 호텔을 보유하며, 한국에서도 노보텔·소피텔·이비스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급했다. 그러나 이 역시 운영 계약 형태가 대부분이며, 실제 자산은 국내 건설사·리조트 개발사·지자체가 소유한다.

하얏트, 그리고 호텔 산업의 미래

결국 글로벌 체인 호텔의 공통점은 ‘브랜드는 글로벌, 자산은 로컬’이라는 점이다. 하얏트 역시 그 흐름 속에 있다.

하얏트의 한국사는 결국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로컬 자본 구조가 어떻게 결합·충돌하는가의 기록이다. 고객은 간판만 보고 ‘다 같은 하얏트’라 생각할 수 있지만, 호텔마다 주인도, 투자 배경도, 운영 방식도 다르다.

그럼에도 하얏트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는 여전히 유효하다. 글로벌 체인이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고객은 ‘하얏트’ 간판이 보장하는 일정 수준의 서비스와 경험을 기대한다. 그것이 하얏트라는 브랜드가 오늘날까지 유지되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