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이사회 ‘직무유기’ 의혹...상법 위반 가능성도

[거버넌스리뷰:한국타이어①] 조현범 회장 한 사람만을 위한 ‘거수기’ 전락 비판 나와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 상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감독 명시...조 회장은 예외? 상법, 이사의 ‘전체 주주 이익 보호’ 의무 위반 및 조 회장 손해배상 의무근거 적시

2025-09-10     최용운 기자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총수인 조현범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1심 법원에서 3년 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이사회의 ‘직무유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또,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0일 한국타이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이사회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의 ‘이사회 구성 개요’ 설명에는 “독립성이 검증된 다수의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강화”하고, “이사 및 경영진의 직무집행을 감독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이사회는 오너 경영자인 조현범 회장에 대한 견제와 감독 기능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의 ‘직무유기’와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회장의 횡령과 배임행위 시에도 이사회는 그 어떠한 경고나 징계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한국타이어, 배임·횡령에 사내에선 ‘직원유죄, 오너무죄’?...징계 차별 의혹)

한국타이어의 한 주주는 “글로벌 기업이자 한국증시 상장기업인 한국타이어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조 회장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사실상 ‘노룩(No Look)’으로 일관해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실상 조현범의 이익을 위한 ‘거수기’임을 스스로 자임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의 지난 2023년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을 철회해 현재는 미등기임원으로 회장 직함을 유지하며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어 ‘무책임 경영’으로 권한만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에서는 사내이사를 유지하고 있다.

상법 제382조의3항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정황...“총주주 이익 반해”

상법 제399조 ‘회사에 대한 책임’에 따라 조 회장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 주장도 나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이사회가 조현범 회장에 대한 ‘견제와 감독기능’에 소홀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두 회사가 상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7월 22일 개정된 상법 제383조의3항 ‘이사의 충실의무 등’에 따르면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하고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9개월 가까이 구속돼 정상출근이 불가했던 지난 2023년에 수 십 억원의 보수를 지급했고, 재구속된 올해 5월 29일 이후에도 조 회장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해오고 있다. (관련기사 :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 구속 중 보수 57억원 수령...횡령 가능성 제기)

이와 관련해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에서는 “(조 회장의) 수행직무의 가치, 회사에 기여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임원보상체계에 따라 지급됐다.”고 설명해 구속 이후에도 조 회장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이사회는 지난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조 회장에 대한 보수지급을 승인해온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이사회의 행위는 오직 조 회장만을 위한 결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상법의 제382조3항의 ‘주주를 위해 충실하게 수행’과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라는 조항 위반이라는 의견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다. 해당 조항은 7월 22일 개정 상법에 추가돼 적어도 8월 이후 지급한 조 회장의 보수에 대해서는 상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상법 개정 전 지급된 보수와 배임·횡령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상법에 따라 조 회장이 회사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법 제399조 ‘회사에 대한 책임’ 제1항에는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조 회장이 법령을 위반해 회사에 입힌 손해에 대해 조 회장이 배상해야 한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일부 주주는 조 회장의 반복된 사법리스크로 인한 대외신인도 하락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본지는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측에 조 회장의 보수를 결정하는 ▲‘임원보상체계’와 ‘임원보수 한도’ 책정을 위해 이사회 의결을 거쳤는지 ▲2023년 구속 후 조 회장의 보수를 대폭 인상한 사안의 이사회 의결 여부 ▲조 회장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와 감독’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