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상법 위반했나?
[거버넌스리뷰:한국타이어②] 대법원 ‘주주임원은 보수결정 의결권 행사 못해’ 최근 판결 조 회장 지분 42.03% ‘최대주주’ 겸 사내이사로 이해충돌 방지 ‘의결권 제한’ 대상 2023년 9개월 가까운 구속에도 수십억원대 급여 및 성과급까지 챙기게 한 이사회 의결도 문제 지적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구속 중 보수 수령문제가 표면화 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이 상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조 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난 2022년 이후 올해까지 매년 본인이 주주이자 사내이사로서 ‘셀프 보수 책정’ 의사결정에 관여한 부분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3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70억원을 한도로 하는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해당 안건은 의결권 행사 주식수 8758만4674주 중 67.9%에 해당하는 5948만3955주가 찬성했고, 2810만0719주(32.1%)는 반대 또는 기권했다.
조현범 회장, 자신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회장 취임 후 주총서 매년 ‘셀프 승인’
인센티브 포함 보수 지급 결정 이사회 의결에도 매년 ‘찬성표’ 던져
문제는 사내이사이자 최대 주주인 조현범 회장도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이 회사 주식 3990만1871주(42.03%)를 보유하고 있는 조 회장의 찬성이 없으면 이 안건의 찬성율은 67.9%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에 오른 지난 2022년 정기주주총회부터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져왔다. 조 회장이 수령한 보수는 회장 취임 후 2년 만에 140%나 급등하며 지난해에는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합계 104억원을 받아갔다. (관련기사 :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조현범 연봉 몰아주기?...2년 연봉인상률 140%)
자신이 받은 보수(인센티브 포함) 한도 결정뿐만 아니라 보수의 지급을 결정하는 이사회 의사결정에도 직접 참여했다. 한국앤컴퍼니는 매년 12월 ‘임원의 보수(인센티브)지급’의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하는데, 조 회장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찬성했다.
회사로부터 받을 자신의 보수의 한도 결정에도 과반에 가까운 지분율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이를 지급하는 이사회 의결에서도 찬성표를 던져 ‘내 급여는 내가 책정’하는 꼴이 됐다.
더욱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조 회장이 지난 2023년 8개월 20일간 구속상태였음에도 합계 78억원의 보수를 받아 간 점이다. 여기에는 수 십 억원의 임원인센티브와 경영인센티브도 포함됐다.
조 회장은 회사에 피해를 입힌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음에도 이사회 의결 시 회사에 기여한 부분을 ‘셀프로’ 인정해 인센티브까지 꼼꼼하게 챙겨간 모양새로 비추어져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 구속 중 보수 57억원 수령...횡령 가능성 제기)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 회장의) 수행직무의 가치, 회사에 기여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임원보상체계에 따라 지급됐다.”면서 조 회장의 구속 중 보수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입장을 전해 왔다.
조 회장은 사내이사이자 사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20년 6월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23.59%를 매입해 자신의 지분 19.31%를 합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관련기사 : ‘900배 레버리지 귀재’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회장, 100억원에 9조원 그룹 차지...아빠찬스 덕?)
상법, ‘주주총회 결의에 특별 이해관계자 의결권 행사 불가’ 명시
대법원, 올해 4월 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 ‘셀프 보수 책정 의결불가’ 판결...주주인 사내이사 ‘특별한 이해관계 있다’고 봄
상법에서는 이 같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주주인 사내이사의 주주총회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또, 최근 대법원의 관련 판례가 나오게 돼 조 회장의 ‘셀프 보수 책정’의 위법성이 확인됐다.
상법 368조 3항은 '총회의 결의에 관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지난 4월 확정됐다. 한때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남양유업의 홍원식 전 회장의 ‘보수 책정 의결’이 불가하다는 결론으로 대법원이 최종 판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법원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심혜섭 남양유업 감사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23년 5월 열린 홍 전 회장의 이사 보수한도 상향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한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하라고 1심과 2심에서 판시한 것을 대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홍 전 회장은 당시 남양유업의 대주주로서 사내이사였다는 점이 논란이 됐고,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영이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된 심 감사가 이를 문제 삼으며 관련 소송이 진행됐었다. 당시 심 감사는 홍 전 회장의 의결권 행사가 상법상 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 규정을 위배했다고 봤고, 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한 판결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조현범 회장 등의 보수지급에 대해 한국앤컴퍼니 일반주주의 문제 제기나 소송 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조 회장의 ‘셀프 보수 책정’이 ‘의결권 제한 규정’에 해당하는 상법을 위배한 남양유업 홍 전 회장과 동일 사례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예화 윤범준 변호사는 “이사이자 주주인 자가 주주총회 결의에서 이사 보수책정과 관련한 주주총회 결의에서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이는 상법 위반으로 판단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