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항공유 140% 폭등…“해외여행, 3월 발권하거나 5월 이후 노려야”
- 싱가포르 항공유 배럴당 93달러 → 231달러 역대급 '수직 상승' - 홍규선 교수, “항공유, 운항비 절반 차지… 유류할증료 부담 커질 것” - 항공발권 관계자, “4월 또는 5월초 연휴 여행객, 3월 발권 추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정면으로 타격하며 해외여행 시장에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덮쳤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이후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일주일 만에 두 배 넘게 치솟으며 역대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당장 4월 국제선 항공권에 적용될 유류할증료의 기록적 인상이 예고되면서 여행객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월 말 ‘폭풍 전야’… 일주일 만에 뒤집힌 시장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표한 최신 연료 가격 분석(2월 27일 기준)에 따르면, 당시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9.40달러로 전주 대비 3.6% 상승하며 비교적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특히 국내 유류할증료의 지표가 되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은 배럴당 93.10달러수준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안정세는 3월 초 중동 정세 급변과 함께 처참히 무너졌다.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지난 4일 싱가포르 항공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231.4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불과 일주일 전인 2월 27일(93.45달러)과 비교하면 140% 이상 폭등한 수치다. 5일과 6일에도 220달러 선의 초고유가가 유지되며 시장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상태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항공운항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항공유(Jet A1)로써 항공기 운항 전체 비용의 절반에 해당된다”며 “항공사로서는 항공료를 인상하기 어려우므로 유류할증료로 손실을 충당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류할증료는 이전 항공유 평균값을 반영해 매달 책정되며, 통상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항공권에 적용된다. 즉, 4월 유류할증료는 2월 16일부터 3월 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여행업계에서는 현 유가 흐름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오는 4월 유류할증료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가장 크게 올랐던 2022년 7월에 버금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22년 7월 당시 유류할증료는 대한항공 기준, 중국이 4만2900원, 일본이 5만9800원이었으며, 방콕, 싱가포르는 14만1700원, 미국 뉴욕의 경우 32만5000원이었다. 현재 3월 유류할증료와 비교할 경우 3배 이상이 비용이 오른 것이다.(도표 2, 국제선 유류할증료 비교)
“3월이냐 5월이냐” 합리적 발권 시점은?
유류할증료는 발권일(결제일) 기준으로 적용되기에, 여행업계 현장에서는 3월 내 발권 여부를 두고 발권 시점 조율이 치열하다. 항공권 가격 구성 중 유류할증료 단계가 4월 1일부터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항공발권을 담당하는 여행업계 관계자는 “4월 또는 5월 초 연휴를 통해 해외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라면 4월 할증료 기록적 인상을 피해 3월 31일 이전에 항공권 결제를 마치는 것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라며 “다만, 일정이 유동적이라면 섣부른 예약 대신 5월 이후 시장 상황을 지켜본 후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홍규선 교수는 “이번 중동사태는 단기화 또는 장기화에 대한 속단이 어려운 입장이지만, 예전 이라크 전쟁 등을 비춰봤을 때 단기에 종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장기화에 대비한다면 유류할증료가 많이 오르기 전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