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최고가격제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0일 중동 사태 여파로 인한 유가 폭등과 관련해서 ‘석유최고가격제’ 도입을 하기로 했다. 이는 30년 만의 일이다.
최고가격제 도입 배경에 대해 중동 사태에 편승해 시장에서 석유 가격이 400원 이상 급등하면서 민생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고가격제 도입을 두고 야당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고가격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최고가격제란
최고가격제란 정부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상한선을 정하는 정책이다. 통상적으로 전쟁, 물가 폭등, 주택 문제 등 위기 상황에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등장했다.
가장 유명한 초기 사례는 고대 로마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가 시행했다는 것이다. 301년 ‘디오클레티아누스 가격 칙령’이다.
당시 군사비가 증가하고,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에 곡물, 고기, 옷, 노동 임금 등 1천개 이상의 상품 가격 상한선을 지정했다.
그러자 상인들이 물건을 숨기거나 시장에서 철수했고, 암시장이 확산됐다. 이에 정책 실패로 몇 년 후 사실상 폐지됐다. 이후 경제학에서 가격 통제 실패 사례로 자주 언급됐다.
중세유럽의 가격 통제
중세유럽에서도 정부가 식량 가격을 통제했다. 또한 프랑스 혁명 시기에도 강력한 가격 통제가 시행됐다. 1793년 최고가격법이 대표적이다. 식량 가격 폭등을 억제하고 민중을 보호하기 위해서 곡물과 필수품의 가격 상한을 설정했다. 그러자 농민들의 생산이 줄어들었고, 물자 부족이 발생하면서 결국 폐지됐다.
20세기 들어서는 전쟁 때문에 가격 통제가 자주 시행됐다. 무엇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강력한 가격 통제를 실시했다. 미국 가격행정국이 식료품, 연료, 자동차 가격을 통제했고, 배급제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전시 인플레이션 억제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현대 들어와서는 베네수엘라 사례가 자주 언급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식품과 생활 필수품 가격 상한을 설정했고, 그 결과 생산 감소가 이뤄졌으며 극심한 물자 부족이 일어났고, 암시장이 확대됐다. 이에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격 통제의 부작용 사례로 많이 소개됐다.
20세기 들어와서는 부동산 관련된 최고가격제 시행도 있다. 독일 베를린은 2020년 임대료 상한제를 시행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려 폐지된 사례가 유명하다.
한국은 다양한
한국에서도 최고가격제가 다양하게 시행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분양가 상한제다. 분양가 상한제란 새 아파트 분양 가격을 정부가 일정 기준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 집값 상승 억제 ▲ 주택 시장 안정 ▲ 공공요금 통제 등을 꾀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사례로는 공공요금이다. 예컨대 전기요금, 수도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이 대표적이다.
최고가격제는 ▲ 소비자 보호 ▲ 급격한 물가 상승 억제 등의 효과가 있지만 ▲ 공급 감소 ▲ 품질 저하 ▲ 암시장 발생 등의 부작용도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많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