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View] 더본코리아, 사외이사 늘리면 지배구조 개편인가
‘외부 인사’라는 이름, 독립성은 확보됐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견제 기능’ 작동 여부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11일, 더본코리아가 사외이사 3인을 추가 영입하며 이사회 체계 개편에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글로벌 확장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단순히 사외이사 숫자를 늘리는 것이 과연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볼 수 있을까.
기업 지배구조 개편은 일반적으로 이사회 구조, 의사결정 과정과 권한, 내부 통제 시스템 등 경영 전반의 권력 구조가 변화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주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회 권한 확대, 오너와 경영의 분리 같은 실질적 변화가 동반될 때 의미가 있다.
예컨대,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그들이 추천한 감사를 선임하는 것은 최고경영자의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바로 세우는 행위다.
그러나 국내 기업 현실에서 사외이사 제도는 종종 다른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
사외이사는 이름 그대로 회사 외부 인사가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추천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신규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하는 경우, 이사회 다양성 확대라는 명분과 달리 ‘우호적인 인사’ 중심으로 이사회 구성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 경영 방향에 힘을 실어주는 인물이 추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본코리아 역시 이번 인선을 통해 경영·마케팅·법률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사 구성이 실제로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할지, 아니면 경영 전략을 뒷받침하는 자문 역할에 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니 사외이사 선임의 구체적인 배경을 알 수 없이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으로 보여질 수 있다.
기업 지배구조는 단순히 이사 숫자나 직함의 문제가 아니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구조인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지 등 보다 근본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사외이사 확대만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말하기에는 여전히 질문이 남는다.
더본코리아가 진정한 지배구조 개선을 원한다면, 단순한 인사 발표를 넘어 이사회 운영 방식과 책임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지배구조 개편은 ‘사외이사 몇 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