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워싱턴 유류할증료만 왕복 60만 원… 4월 유류할증료 역대급 급등

- 4월 유류할증료 ‘18단계’ 확정… 3월보다 3배 폭등 - IATA·로이터 데이터가 증명한 ‘폭주의 4주’… 5월도 고유가 - 전문가 “고물가·고환율·고유가 3중고, 여행 시장 장기 침체 우려”

2026-03-16     조용식 기자
인천국제공항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중동 전쟁이 불러온 ‘기름값 쇼크’가 4월 항공권 가격을 정조준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준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홍콩, 마카오의 경우 2만55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런던, 파리는 7만9500원에서 27만6000원, 뉴욕, 시카고는 9만9000원에서 30만3000원으로 3월보다 3배가량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 유류할증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MOPS) 한달(2월 16일부터 3월 15일) 평균 가격이 갤런당 326.71센트로 확정되면서, 유류할증료 단계는 3월(6단계) 대비 무려 12단계나 급등한 18단계에 도달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기 운항 전체 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항공유로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존하기 위해 운임에 추가하는 금액으로 국토교통부 거리비례제에 따라 각 사에서 자체 조정을 거쳐 매달 16일에 발표한다. 

전쟁이 삼킨 항공유… 5월에도 ‘고유가 여진’ 지속

이번 폭등의 근본 원인은 2월 28일 발발한 중동 무력 충돌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등으로 인해 항공유 수급에 비상이 걸리며 가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솟았다.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5월 유류할증료 역시 4월에 비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설령 4월 초에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3월 중순까지 이어진 초고유가 여파가 5월 산정 기간(3/16~4/15) 전반부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본지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조사한 지난 4주간의 싱가포르 항공유(MOPS) 변화 추이(도표 2)를 보면 사태의 긴박함이 더 확연히 드러난다. 전쟁 전인 2월 16일에서 22일까지는 갤런당 평균가격이 안정기에 있었으나, 중동 전쟁의 발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4일에는 배럴당 231.42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주간 상승폭을 보였으며, 지난 9일부터 15일 사이에는 일시적 하락세 속에서 고유가 시대로 고착화되었다.

결국 4월 유류할증료는 한달 평균 가격이 갤런당 326.71센트로 확정되면서, 6단계에서 18단계로 확정됐다. 이 자료의 근거가 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보고서(도표 3)에서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에 해당되는 항목은 'Asia & Oceania' 이다. 이 수치가 바로 우리 국적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또한, 원유를 항공유로 정재할 때 발생하는 마진인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를 보면, 전달 대비 216.1%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269.5%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로 여행 수요 위축”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유류할증료 18단계 확정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치명적인 심리적 저항선을 만들 것”이라며 “고유가에 고환율, 고물가까지 겹친 상황에서 항공료마저 폭등함에 따라, 신규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되고 국내 여행으로 선회하거나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수요 절벽’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워낙 커 패키지 가격이 20~30만 원씩 뛰면 예약 취소가 불 보듯 뻔하다”며 “현지 랜드사와 협의해 마진을 최소화하고, 숙박이나 식사의 구성을 효율화해 상품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마케팅 전략도 ‘가격’에서 ‘안심’과 ‘근거리’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의 할증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일본, 대만 등 할증료 비중이 낮은 단거리 노선 기획전을 전면에 배치하고, 이미 선점해 둔 ‘전세기 상품’을 중심으로 인상 전 가격을 유지하는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홍규선 교수는 "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이번 중동발 쇼크를 견디기 어렵다”며 “정부는 항공유 관세 인하와 같은 직접적인 처방은 물론, 여행업계를 위한 실질적인 세제 혜택이나 관광 보조금 지원을 통해 고사 직전의 여행 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