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29일 하동서 개최

‘토지’ 문학 세계 현재와 미래 조명

2026-05-13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가 경남 하동에서 열린다.

토지학회와 하동군은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박경리 문학 100년: 삶, 작품, 기억의 확장’을 주제로 2026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하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현대문학사의 대표적 기념비로 평가받는 ‘토지’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고, 박경리 문학의 현재적 의미와 미래 확장 가능성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첫날인 5월 29일에는 하동 문화예술복지회관 다목적홀에서 학술대회가 진행된다. 개회식에서는 토지학회 회장인 이승윤 교수가 개회사를 맡고, 하승철 하동군수와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1부에서는 박경리의 삶과 문학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발표가 이어진다. 이승윤 회장은 ‘박경리, 삶과 문학의 풍경’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태희 인천대 교수는 ‘디카시로 쓰는 박경리의 삶과 문학’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문학 읽기를 제안한다. 또한 박상민 강남대 교수는 ‘박경리 문학 연구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오후 세션에서는 ‘박경리 문학의 지평과 현재성’을 주제로 다양한 학술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박수빈 고려대 교수는 ‘전시(Display)된 박경리, 읽히지 않은 박경리’를 발표하며 여성 서사와 정릉 시절의 문학적 의미를 분석한다. 이어 박구비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1960년대 박경리 텍스트 속 여성성과 공동체 윤리를 조명할 예정이다.

해외 연구 동향도 함께 다뤄진다. 부용 중국 하난대 교수는 중국 내 박경리 문학 연구 흐름과 향후 과제를 발표하며, 임회숙 동아대 교수는 ‘사마 천의 도와 박경리의 도’를 주제로 동아시아적 사유 체계 속에서 박경리 문학을 재해석한다.

학술대회 둘째 날인 5월 30일에는 하동 평사리 ‘문학 & 생명’ 세미나실에서 특별 프로그램이 열린다. ‘작가와 작품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세션에서는 박경리문학관 하아무 관장과 소설가 함정임 동아대 교수가 직접 경험한 박경리의 삶과 문학 세계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어 참가자들은 박경리문학관과 최참판댁 등 ‘토지’의 주요 배경 공간을 답사하며 작품 세계를 현장에서 체험하는 시간도 갖는다.

토지학회 회장 이승윤 교수는 학술대회 인사말에서 “하동은 단순한 작품 배경이 아니라 인간과 역사, 자연과 공동체의 관계가 응축된 서사적 원형의 공간”이라며 “박경리 문학 100년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다시 쓰이는 현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회고의 자리를 넘어 박경리 문학을 오늘의 세계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미래 세대로 확장해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문학 연구와 지역 문화, 공공성을 연결하는 실천적 시도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토지’의 실제 배경인 하동 평사리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문학과 장소, 기억이 결합된 상징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단 안팎에서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작가 기념행사를 넘어 한국 현대문학의 유산을 어떻게 현재화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