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①] 258만 주한 외국인, K-관광의 새로운 핵심 수요층 부상

-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 보고서 13일 발간 - 비전문취업자 여행 소외 뚜렷… 네이버 지도 87% 쓰지만 '언어·예약' 장벽 - 1인당 26만 원 지출, 가성비 중시… 호텔 선호 뚜렷, 지방 이동 숙제 - 해외보다 국내 여행 선호도 높아… 지인 초청 '글로벌 앰버서더' 잠재력

2026-05-13     조용식 기자
박성혁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인구의 약 5%를 차지하는 216만여 명의 장기 체류자를 포함해 총 258만여 명에 달하는 주한 외국인을 새로운 관광 수요층으로 분석한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13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주한 외국인이 단순한 거주자를 넘어 잠재적 내수 관광 수요자이자 해외 홍보대사(앰버서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 [분석 1]'에서는 문헌분석과 정량 조사 결과를 통해 체류 자격과 국적에 따른 파편화된 여행 실태를 수치로 증명하며 체계적인 인바운드 유치 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자연·풍경 중심의 자기주도적 개별 여행 선호 뚜렷

최근 1년간의 여행 경험을 묻는 정량 조사 결과, 주한 외국인의 당일 여행 경험률은 69.1%, 숙박 여행 경험률은 58.8%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류 자격별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확인되었다. 전문취업 비자 소지자의 숙박 여행 경험률이 74.0%로 가장 높고 유학생의 당일 여행 경험률이 79.1%에 달한 반면, 공단과 농어촌에 주로 종사하는 비전문취업(E-9) 외국인의 경우 숙박 여행 경험률이 39.1%로 뚝 떨어졌다. 

여행을 하지 못한 이유로 76.0%가 '바쁜 일상생활로 인한 시간 부족'을 지목한 점은 노동 집약적 체류자의 물리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행 형태는 전체의 93.8%가 개별 여행(FIT)을 선택해 방한 외래관광객에 비해 자기주도적 성향이 매우 강했다. 

여행의 주된 목적은 도심을 벗어난 자연 및 풍경 감상(85.7%)과 음식 관광(64.2%)에 집중되었다. 정보 수집 채널로는 인터넷 사이트 및 모바일 앱(87.5%)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네이버 지도(87.3%)와 카카오맵(48.8%)의 활용도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정작 지도 앱을 이용할 때 외국어 서비스 부족(48.1%)과 예약 기능 부재(32.4%)가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꼽혀, 정보 검색이 실제 소비와 숙박 예약으로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는 시스템적 단절이 국내 여행의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행 목적지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연 '여행 경비(59.5%)'였다. 실제로 이들이 한 번의 숙박 여행에서 지출하는 1인당 평균 경비는 26만 5,760원으로 집계되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숙박비가 8만 5,479원으로 가장 컸으며, 식음료비(7만 5,877원)와 교통비(4만 8,640원)가 뒤를 이었다. 이용하는 숙박 시설은 호텔이 54.9%로 절반을 넘겼고 펜션 및 레지던스가 15.9%를 차지했다. 

연평균 가구 소득 대비 국내 여행 지출 비용이 5% 미만이라는 응답이 42.4%를 차지해, 아직까지는 경제적 여유 자금을 여행에 대거 투입하기보다는 철저하게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패턴이 지배적임을 알 수 있다.

지역별 쏠림 현상과 지방 여행의 심리적 장벽

방문 지역의 쏠림 현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일 여행의 경우 경기(36.0%)와 서울(30.8%)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극심했다. 반면 체류 기간이 길어지는 숙박 여행 시에는 강원(27.7%), 부산(27.4%), 제주(20.8%) 등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방 여행을 주저하는 핵심 요인으로 이동 거리의 부담(54.9%)과 과도한 경비 발생에 대한 우려(43.0%)가 공통적으로 지목되어, KTX 등 광역 교통망과의 연계 할인이나 외국인 전용 교통 패스의 실효성 있는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 외국인 시장의 미래 가치는 매우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1년 이내 여행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5.9%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해외여행(33.4%)보다 국내 여행(43.4%)을 선택하겠다는 비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의 66.3%가 본국의 친구나 지인을 한국으로 초청할 의향(VFR)이 있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들은 한국 유명 관광지 소개(47.0%)와 한국 생활 체험 공유(40.0%)를 주요 초청 이유로 꼽았다. 

주한 외국인이 단순히 국내에 체류하는 이방인이 아니라, 3천만 인바운드 시대를 앞당길 강력한 민간 외교관이자 K-관광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능할 수 있음이 데이터로 분명하게 증명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