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상여금이 곧 연봉"…게임업계, 실적 따라 경영진 보수도 '극과 극'
크래프톤, 보수 90% 이상 상여금으로 채워 영업 적자 전환한 카카오게임즈, 임원 보수 '반토막' NHN 정우진 대표, 개인 보수 5억 원 못 미쳐 미공시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국내 게임업계 보수 체계가 '기본급' 대신 '성과급'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핵심 경영진 보수가 실적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대 매출을 기록한 크래프톤은 임원 보수의 90% 이상을 상여금으로 채웠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적자 경영 지속으로 임원 보수와 상여금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NHN(한게임)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CEO 보수가 5억 원을 밑돌며 업계 내 하위권에 속했다.
임원 보수 투톱 '크래프톤·엔씨'...상여금이 대부분 차지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가져간 CEO는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이사였다. 김창한 이사의 보수는 총 80억 원으로 전년 대비(59억) 35% 늘어나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보수액 중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했다. 80억 원 중 약 74억 원이 상여금으로, 실질적인 급여는 5억 원에 그쳤다. 직전 해에도 김 이사의 보수액 59억 원 중 53억 원이 상여금인 것을 고려하면, 보수의 90% 이상이 상여금으로 채워지는 셈이다.
같은 해 등기임원 총보수는 89억 원으로, 전년 대비(67억 원) 32% 증가했다. 이처럼 크래프톤의 보상 규모가 급격히 커진 배경에는 지속적인 외형 성장이 꼽힌다.
2023년 1조 9105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4년 2조 6369억 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3조 326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출시 8주년을 맞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장기 흥행이 회사의 캐시카우로 작용하며 매출 상승 곡선을 나타낸 것이다.
다만, 수익성은 직전해 보다 하락했다. 2024년 1조 2085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 543억 원을 기록해 약 12% 감소했다.
엔씨소프트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약 53억 원의 보수를 받으며 크래프톤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2024년 35억 원에서 53억 원으로 보상 규모가 51% 커졌으며, 이 중 상여금은 10억 원에서 27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엔씨 역시 임원 보수의 50% 이상을 상여금이 차지하면서, 기본 급여보다도 상여금이 보수를 결정하는 구조를 띠게 됐다.
등기임원 총보수도 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60억 원) 28% 증가했다. 엔씨는 대작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2의 성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4년 영업손실은 1092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4분기 아이온 2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 돌풍이 일면서 영업이익 160억 원으로 무려 1252억 원이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 실적 악화 속 등기임원 보수 ‘반토막’
적자 상황을 겪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앞선 두 기업과 대조적인 양상을 띠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신작 출시 지연과 흥행 부진이 더해지자 지난해 매출은 4650억 원으로 전년 대비(6272억 원) 25%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4년 191억 원에서 영업손실 395억 원으로 586억 원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로, CEO를 비롯한 등기임원 보수 규모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2024년 조계현 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한상우 대표는 지난해 5억 원이 넘는 보수를 수령했다. 이 중 상여금은 1억 원, 급여는 4억 원을 웃돈다. 조 전 대표는 고문 위촉 계약에 따라 지난해 7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두 핵심 경영진의 보수를 합한 금액은 12억 원으로, 2024년 조계현 전 대표가 받은 26억 원의 보수(상여금 8억 원을 포함)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등기임원 총보수 역시 2024년 16억 원에서 지난해 8억 원으로 줄어들며 절반가량 급감했다. 1인당 보수로 치면 2억 원에서 9200만 원으로 감소한 셈이다.
NHN(한게임), 크래프톤과 CEO 보수 최소 16배 차이
반면 CEO 보수가 실적과 비례하지 않는 기업도 있었다. NHN(한게임)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4년 2조 4561억 원에서 지난해 2조 5162억 원으로 2.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26억 원에서 영업이익 1324억 원으로 1650억 원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4663억 원) 약 4% 증가해 484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 상품 ‘한게임 로얄 홀덤’ 등의 모바일 웹보드 게임이 연속적인 흥행을 거두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실적 상승 기반으로, 지난해 등기임원 총 보수도 작년 대비(12억 원) 약 2% 늘어난 15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개인별 보수에서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적 성장이 보수로 직결되는 업계의 흐름과 달리, 개인별 보수 지급액이 5억 원 이상인 등기임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정우진 대표는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억 원 미만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규모 차이가 크지 않은 크래프톤과 비교했을 때 CEO 보수는 최소 16배 차이로, 주요 게임사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NHN은 게임 분야 외에도 결제, 광고, 커머스 등의 IT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다른 게임 특화 기업에 비해 보수 체계가 보수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