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남산 매연버스 질주…서울시 2028년까지 특혜 논란

- 노후차 수명 다 채우겠다는 독점 사업자의 꼼수 - '노 디젤' 질문 회피, 보조금만 나열하는 서울시 - 생계형 택배차도 묶였는데, 외국인 탑승하는 시티투어버스는 치외법권

2026-05-28     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서울의 대기질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도입된 ‘남산공원 경유 관광버스 진입 제한’ 조치가 특정 민간 사업자의 꼼수와 서울시의 묵인 아래 이름뿐인 반쪽짜리 시책으로 전락했다는지적이 제기됐다.

관광전문기자협회(회장 조용식)가 최근 남산공원 정상부를 운행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타이거 버스)의 운행 실태를 현장 취재한 결과, 운행 중인 버스 대부분이 매연을 내뿜는 내연기관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노선은 오전 9시 50분 첫차를 시작으로 30분 간격으로 하루 총 16차례나 남산 청정 구역을 왕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노선을 독점 운행하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주식회사가 보유한 총 13대의 관광버스 중 친환경 전기 차량은 단 2대에 불과하다. 

결국 하루에만 수십 차례씩 11대의 육중한 경유 및 CNG 관광버스가 남산 정상부 정류장에 정차해 엔진을 켠 채 공회전을 하며 매연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법적 수명 핑계로 '노 디젤' 시책 회피… '차량 수명 다할 때까지 전량 굴리겠다'

서울시는 당초 ‘경유차 퇴출(No Diesel) 추진계획’에 따라 시티투어버스를 포함한 모든 공공·대중교통 분야 경유차를 2025년까지 100%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겠다고 시민들에게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시한을 넘긴 2026년 현재까지도 남산공원 정상부는 시끄러운 디젤 엔진 소리와 매연으로 오염되고 있다.

서울시티투어버스가

이에 대해 서울시티투어버스 측은 본 협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를 통해 자신들의 버스가 전세버스가 아닌 한정면허를 받은 ‘노선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내버스와 동등한 지위에서 정해진 노선과 배차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준공공재적 성격의 수단이므로 남산 코스 진입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보유 중인 경유 및 CNG 차량 전체를 대·폐차 시점에 맞춰 2028년까지는 퇴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체가 제출한 연도별 대·폐차 계획표를 살펴보면 이들의 친환경 전환 지연 해명은 명백한 행정 규제 피하기 꼼수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령상 시티투어버스의 법적 내구연한(폐차 시기)은 10년에서 11년 안팎이다. 

업체의 계획에 따르면, 11대의 경유·CNG 차량이 집중적으로 폐차되는 시기는 2027년(5대)과 2028년 이후(6대)로 명시되어 있다. 이 시점은 업체가 독일 MAN트럭버스사 등으로부터 경유 버스를 집중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2016~2017년으로부터 정확히 10~11년이 경과하는 해와 완벽히 일치한다.

즉, 친환경 기술 도입이나 차령 배정이 어려워 지연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무공해차 전환 시책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보유한 노후 경유차의 법적 수명이 끝날 때까지 남산공원에서 전량 운행하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영업이익 9억 넘는데 '보조금 탓' 일관… 배기가스 도표 내밀며 환경 본질 흐려

업체 측은 친환경 전기버스 전환이 늦어지는 핑계로 철저히 외부 환경과 자금 부족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3년간의 운행 중단, 제작사인 현대자동차의 공공기관 우선 납품 물량 배정, 해외 수입 차량의 까다로운 환경부 인증 절차 등으로 인해 구매가 힘들었다는 주장이다.

또한, 총 9대의 전기버스를 새로 구입하는 데 99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일반 시내버스와 달리 시티투어버스에는 지원되는 보조금이 미흡해 경영상 애로가 크다는 동정론을 폈다.

동시에 업체는 자사가 보유한 독일 MAN사의 EURO 6c 버스가 환경부 승인을 받은 시험 결과 배출허용기준보다 청정하다는 배기가스 자체 측정 도표를 면죄부처럼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환경 정책의 본질을 흐리는 대시민 기만에 가깝다. 

배출량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낮다고 포장하더라도 내연기관 차량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오염 물질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킨다. 주행 중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완벽한 ‘0(Zero)’인 무공해 전기버스와 내연기관 버스의 배기가스 수치를 비교하며 청정함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업체는 기존 차량의 엔진을 전기차로 개조(Retrofit)하는 등의 대체 대안 도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보조금이 부족하다며 앓는 소리를 냈으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금융위원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서울시티투어버스(주)의 매출액은 38억 700만 원에 달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9억 2,200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자산총계는 33억 800만 원, 부채총계는 22억 9,500만 원이었다. 

이처럼 수십억 원의 매출과 막대한 영업이익을 매년 안정적으로 올리며 남산 관광 노선을 독점하고 있으면서도, 청정 환경을 위한 조기 폐차나 대체 기술 투자 등 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3개 부서 질의서 발송 결과… '핵심 의혹 묵살' 속 보조금 내역만 선택적 답변

남산공원의 대기 환경을 청정하게 유지하고 교통 행정을 바로잡아야 할 서울시의 무책임한 방조와 칸막이 행정은 이번 특혜 논란을 키운 가장 큰 원인이다. 

관광전문기자협회에 따르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서울시의 대중교통 인허가를 담당하는 도시교통실 버스정책과, 남산공원 환경 규제를 주관하는 기후환경본부 대기정책과, 그리고 보조금 집행을 담당하는 친환경차량과 등 3개 부서에 공식 질의서를 일제히 발송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질의서를 통해 서울시의 공식 시책인 2025년 경유차 퇴출 가이드라인이 종료되었음에도 특정 민간 업체에 2028년까지 남산 진입을 유예해 준 명확한 행정적·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물었다. 또한, 진입 유예를 허가해 준 내부 결재 공문 및 회의록 공개, 징벌적 조치인 공영주차장 요금 할증 이행 여부, 운행 중인 경유차 11대의 세부 연식 자료를 조목조목 요구했다.

광화문

그러나 인허가 주무 부서인 도시교통실 버스정책과와 환경 규제 책임 부서인 기후환경본부 대기정책과는 행정 특혜 의혹과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 현재까지 단 한 줄의 공식 답변도 내놓지 않으며 철저히 침묵했다. 오직 기후환경본부 친환경차량과를 통해서만 2024년 1대(1억 7,000만 원), 2025년 1대(1억 9,812만 원) 등 총 2대의 전기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한 내역과 향후 공모 신청 계획만을 나열하는 ‘선택적 답변’만 회신해 왔을 뿐이다. 

불리한 핵심 질문에는 전 부서가 입을 닫고 기계적인 보조금 액수만 채워 보낸 서울시의 행태는 특정 업체의 방패막이를 자처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러한 지연 전술과 행정 묵인은 국가적인 대기 환경 정책 흐름과 시대적 과제에도 정면으로 역행한다. 국회는 이미 지난 2023년 2월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대기관리권역 내 영세 사업자들의 택배 차량과 어린이 통학버스마저 경유차 신규 등록 및 대폐차를 엄격히 금지했다. 

생계형 소상공인들마저 가중되는 비용을 감수하며 친환경 국가 시책에 동참하고 있는 마당에,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독점 관광 노선 사업자가 보조금 탓을 하며 남산공원에 매연을 뿜어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 3월 30일 대통령 역시 타운홀 미팅 현장에서 "에너지 대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하며, 전기차 전면 전환 목표에 대해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과감한 정책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국가 전체가 환경을 위해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인허가 관청인 서울시가 명확한 해명과 내부 회의록조차 감춘 채 특정 업체의 경유차 운행을 유예해 주는 행태는 명백한 ‘관광 카르텔’이자 특혜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