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티길 이어걷기] 서해안 8개 섬 신비의 바닷길, 대연평도서 첫발

- 2027년까지 인천시민 대상, 6가지 풍성한 혜택 제공 - 바닷길이 갈라지는 틈을 타 신비로운 해안으로의 걷기 - 구리동 해변 몽돌 소리와 함께하는 서사적 힐링 도보여행 - 연평해전 평화공원 순례로 안보 역사적 가치 재조명

2026-07-26     조용식 기자

[편집자 주] 대연평도를 시작으로 서해안 8개 섬(대연평도, 소연평도, 덕적도, 소야도, 소이작도, 대이작도, 승봉도, 자월도)을 잇는 '갯티길 이어걷기' 스탬프 투어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조수간만의 차가 만들어낸 신비로운 갯티길과 서해의 절경, 섬이 내어준 미식, 그리고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안보 현장까지. 다채로운 매력과 6가지의 풍성한 혜택이 기다리는 인천 섬 ‘갯티길 이어걷기 스탬프 투어’ 8개의 섬을 연재한다.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바닷길이 갈라지는 틈을 타 신비로운 해안으로 걸음을 내디딘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며 살포시 민낯을 드러낸 갯티길은 양옆으로 바다를 거느린 채 좁고 길게 뻗어 있어,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내 밀물이 밀려와 황급히 발길을 돌려야 했던 찰나의 순간은 자연이 허락한 시간에만 닿을 수 있는 갯티길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거친 바위와 갯벌을 지나 만난 연육교 다리 밑 풍경은 마치 영화 '큐브'의 한 장면처럼 기하학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교각이 일정한 간격으로 도열한 완벽한 대칭 속에서 여행객들은 저마다 유쾌하게 손을 맞잡고 한 편의 청춘 영화 같은 순간을 기록한다.

투명한 물웅덩이와 부서지는 파도, 갯티길의 서정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한 여정은 약 2시간의 항해 끝에 소연평도를 거쳐 대연평도에 닿는다. 섬의 기온은 수도권보다 3~5도 가량 낮아 트레킹을 즐기기에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쏟아지는 태양을 피하기 위한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 지참물이다.

선착장에서 시작된 발걸음은 썰물과 함께 열린 갯티길로 이어진다. 때마침 물이 빠진 시간이라 양옆으로 갈라진 갯티길을 만날 수 있었다. 먹이를 기다리는 갈매기들이 양옆으로 포진한 가운데, 길을 걷는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거나 슬금슬금 움직이다가 이내 날아가 버리는 갈매기들.

그렇게 100여 m를 걸으니 서서히 밀물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잠시 여유를 부려 사진 촬영을 하는 사이 밀물은 금세 신발을 잠그려고 다가선다. 만조가 가까이 왔다는 신호다. 만조가 가까워질수록 바닷길과 갯벌이 빠르게 잠기기 때문에 서둘러 나와야 한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날이라 멀리 소연평도가 마치 베일 속에 가려진 섬처럼 느껴진다.

아직 연육교 아래는 갯티길이 형성되어 있다. 마치 영화 ‘큐브’의 촬영지 같은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는 조금 오래 머물러 있어도 좋다. 다양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이자 물이 빠진 웅덩이에 고인 맑은 바닷물이 거울처럼 투명하게 여행객의 웃는 얼굴을 비추어 내기 때문이다.

또한, 움푹 팬 구덩이 사이로 고둥, 게, 따개비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온전히 마주하게 된다. 연육교를 따라 걷다 보면 또 다른 갯티길이 나오는데, 네모난 구조물 모서리에 거세게 부딪혀 하얗게 흩뿌려지는 파도는 걷기의 생동감을 더한다.

오전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연평도 특산물인 아리까리 쌈밥으로 허기를 달랜다. 섬에서 직접 수확한 겡구(고둥) 쌈밥과 부드러운 참김국, 갑오징어 숙회, 박하지 간장게장 등 풍성한 해산물이 상에 오른다. 식사 후에는 연평 평화전망대에 자리한 카페 갯티스테이션에 여권을 제시하고 1,000원을 할인받으며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안보의 흔적 용치(龍齒)와 몽돌이 부르는 평화의 노래

다시 갯티길을 이어간다. 오후에는 아름다운 풍광 속에 깃든 분단의 역사를 짚어가는 시간이다. 연평해전과 포격전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25명의 용사를 기리는 평화공원을 지나며 숙연함에 잠긴다.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 우리 고속정이 교전 규칙에 의거 대응하던 중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발생했다. 이 교전으로 북한 경비정 1척의 선체를 대파하고 약 30명의 사상을 내는 전과를 올렸으나, 우리 군도 고속정 1척과 전사자 6명, 부상 19명의 피해를 입었다.

연평도 포격전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 측이 연평도를 향해 무차별 포격(약 160여 발)을 감행하여 우리 군이 K9 자주포로 북한의 무도 해안포 진지와 개머리 해안포 진지에 각각 50발과 30발의 대응사격을 실시한 전투였다.

이로 인해 군인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을 당했다. 해안가를 걷다 보면 붉게 녹슨 거대한 철골 구조물들이 바다를 향해 비스듬히 누워있는 묵직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이는 적의 보트나 상륙정이 해안에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촘촘히 박아둔 '해안 상륙 저지 장애물(용치)'로, 고즈넉한 해변에 서늘하게 자리하며 안보의 중요성을 소리 없이 웅변한다.

발길을 옮겨 200m 떨어진 조기역사관에 다다르면 연평도의 과거와 조기 파시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녹음이 짙은 절벽 위 전망대에 서면 깎아지른 듯한 해안선 너머로 소연평도와 구지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목책에 기대어 일제히 손을 뻗어 바다 위 외딴섬을 가리키는 여행객들의 뒷모습은 안개 낀 서해의 하늘빛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서정성을 자아낸다.

이어 도착한 구리동 해변은 몽돌이 구르는 맑은 소리로 여행객을 반긴다. 파도가 밀려왔다 물러날 때마다 차르륵 차르륵 영롱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는 자연이 연주하는 교향곡과 같다. 맑은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부서지는 파도를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둥글고 하얀 몽돌을 손에 쥐고 활짝 웃는 여행객들의 표정에는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는 환희가 가득하다.

서해안 갯티길 릴레이, 섬이 맺어준 묵직한 서사

해안가 한편에 책을 켜켜이 쌓아둔 듯한 기이한 형상의 책섬을 눈에 담고, 다시 돌아온 연평해전 전승비 앞에서 갯티길 이어걷기 타월을 펄럭이며 기념촬영을 마친다.

연평여행사 김현철 본부장은 "갯티길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바닷길로 서해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8개의 섬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자연의 웅장함과 더불어 안보의 가치까지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여정으로, ‘2026 인천관광 상생이노베이션 사업’으로 최종 선정된 ‘갯티길 이어걷기’를 인천 섬 관광 대표 걷기브랜드화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연평도를 뒤로하고 오후 5시 30분 인천 연안터미널로 돌아오는 길, 여행객들은 갯티길이 맺어준 새로운 섬과의 만남을 기약하며 연평도에서의 묵직한 서사를 가슴 깊이 간직한다.

서해에서만 허락된 조간대, 8개 섬 잇는 스탬프 투어

갯티는 서해안에서 밀물 때 잠기고 썰물 때 드러나는 조간대를 일컫는 고유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이 넓은 해안 경계면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독특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지방정부와 연계하여 오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되는 갯티길 이어걷기 스탬프 투어는 대연평도를 필두로 소연평도, 덕적도, 소야도, 소이작도, 대이작도, 승봉도, 자월도 등 총 8개의 섬을 무대로 펼쳐진다.

갯티길 여권을 지닌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6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8개 섬을 모두 방문할 수 있는 왕복 선박 승선권이 제공되며, 여객터미널 편의점에서 생수를 단돈 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섬 내 갯티스테이션에서는 커피 1,000원 할인, 크로캣하우스 음료 10% 할인 및 빵 1개 제공 혜택이 뒤따른다. 또한 테마 패키지 이용 시 1회당 2만 원씩 총 10만 원의 할인이 적용되며, 6개 섬 이상 완주 시 완주증과 기념 키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