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푸른 산호초, 버블경제로 향하는 일본의 폭주기관차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는 1980년 7얼 1일 일본에서 발매된 마츠다 세이코의 노래다.
노래는 전형적인 여름 아이돌 ‘송’이다. 하지만 발매 당시 일본 경제 상황과 함께 한다면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
1980년은 일본이 전후 복구와 고도성장을 지나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면서 국민들은 단순히 ‘먹고사는 것’을 넘어 여가와 패션, 여행과 문화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세이코 시대
마츠다 세이코는 1980년 4월 데뷔했다. 그리고 석달 뒤 ‘푸른 산호초’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단숨에 스타로 뛰어올랐다.
오리콘에 따르면 이 곡은 주간 싱글차트 최고 2위에 올랐고 누적 판매량은 60만장을 넘었다. 데뷔곡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리며 세이코라는 이름을 일본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오리콘 역시 이 곡을 1980년대 아이돌 신시대의 시작을 알린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노래는 눈앞에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여름,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이야기다. 세이코의 맑고 힘 있는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극대화됐다.
이에 ‘세이코 시대’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까지 이르렀다. 무엇보다 마츠다 세이코가 하네다 공항 활주로에서 생방송으로 푸른 산호초를 부르는 장면은 일본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일본이 경제 부국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눈앞에 직접 본 것이기에 충격이 된 것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일본은 패전국이었지만 6.25 전쟁을 계기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1960년대 고도성장을 거치게 되고, 놀라운 속도로 경제 규모를 키웠다. 그러면서 1960년대 서독을 추월했고, 1980년대 무렵 미국 다음으로 세계적인 경제대국이 됐다.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산업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을 뒤흔들었으며 일본 전자제품은 세계 가정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일본 사람들은 이제 ‘소유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즐길 것인가’로 관념이 넘어갔다. 전후 일본 가정의 목표는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자동차를 장만하는 것이라면 1980년 쯤에는 패션, 외식, 여행, 음악, 레저, 브랜드 등이 중요해졌다.
푸른 산호초는 ‘여가의 바다’
푸른 산호초는 그런 시대의 변화를 담고 있다. 푸른 산호초는 ‘생계를 위한 바다’가 아니라 ‘여가의 바다’다.
밝고 여유로운 이미지로 이제 일본도 생존을 넘어 삶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소비자는 단순히 음악 즉 노래만 소비를 한 것이 아니다. 세이코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했고 옷과 화장법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른바 ‘세이코짱 컷’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행이 됐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하네다공항 활주로 공연’이다. 세이코는 삿포로에서 도쿄로 이동했고, 하네다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생방송 무대로 만들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계단을 뛰어 내려오는 모습부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