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View] 세계는 ‘Gaming’으로... ‘도박’이란 꼬리표에 갇힌 한국 카지노 산업

- ‘도박’ 꼬리표 떼고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하는, 글로벌 '게이밍' - 정치자금 굴레 벗고 투명해진 산업, 여전히 ‘사행성’ 족쇄 채운 한국 - 명칭 변경과 근본적 인식 전환, K-관광 도약 이끌 핵심 열쇠

2026-08-14     조용식 기자
국내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카지노업 갱신허가제 및 관광기금 상향(15%) 추진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세계 각국은 카지노를 '게이밍'이나 '복합리조트(IR)'로 재정의하며 관광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주역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과거 정경유착 시대의 '도박'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갇혀,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퇴행적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지노 산업을 대하는 근본적인 인식과 명칭부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계는 지금, '도박' 지우고 '게이밍' 입다

세계 각국은 카지노 산업의 명칭을 바꾸며 부정적 프레임을 걷어냈다. 미국게임협회(AGA)는 카지노 대신 '상업용 게이밍(Commercial Gam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거대한 레저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임을 강조한다. 유럽카지노협회(ECA) 역시 합법적 테두리를 뜻하는 '라이선스 게이밍'을 앞세운다. 

가까운 일본은 엑스포 개최지인 ‘유메시마 인공섬’에 2030년까지 오사카 복합 리조트 개장을 준비하며 카지노라는 단어를 법률에서 배제하고 '특정복합관광시설(IR)'로 명명했다. 

태국의 경우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하면서 '카지노'라는 직접적인 단어 대신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Entertainment Complex)'라는 명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중국 마카오의 '박채업', 동남아시아의 '게이밍 및 오락' 등도 모두 궤를 같이한다. 명칭 변경은 단순한 포장이 아니다. 카지노가 수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국가적 주력 산업이라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정치자금 꼬리표 뗀 투명한 산업에 여전히 '도박' 프레임

한국 카지노 산업의 초창기는 어두웠다. 과거 정권에 막대한 정치 자금을 대주는 자금줄 역할을 하며 기생했던 뼈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대중의 뇌리에는 여전히 '카지노=도박=비리'라는 낡은 등식이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카지노 산업은 고도의 전산화와 엄격한 관리 감독을 통해 어느 분야보다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가 타 지역의 내국인 카지노 설립을 결사반대하는 현상 이면에는, 이 산업이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막대한 경제적 젖줄이라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는 여전히 경마, 복권과 묶여 '사행산업'이라는 굴레에 갇혀 진흥이 아닌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해 있다.

관광학계는 카지노를 MICE, 쇼핑, 숙박이 결합된 '복합리조트'의 핵심 앵커 시설로 규정한다. 해외 경쟁국들이 수조 원의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장기 사업권을 보장하고 세제 혜택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30년 영구허가를 5년 단위 갱신제로 축소하고, 영업 적자에도 불구하고 기금 상한선을 15%로 올리는 규제안을 내놓았다. 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관광 시장의 거대한 흐름을 읽지 못한 근시안적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한다. 

투자의 안정성이 붕괴된 시한부 5년짜리 사업권으로는 어떤 외국인 자본도 한국에 수조 원대 복합리조트를 짓지 않는다는 논리다.

복합리조트 시대, 엇박자 탁상행정... 명칭 변경의 필요성

산업을 규정하는 언어가 바뀌어야 제도가 발전한다. 글로벌 시장이 '게이밍 산업'에 열광하며 국가적 지원을 쏟아붓고 있을 때, 우리만 낡은 도박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카지노 산업의 명칭을 현실에 맞게 '복합리조트 게이밍업' 등으로 변경하고, 이를 바탕으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산업 진흥과 생태계 확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한국 관광산업은 거대해지는 아시아 복합리조트 시장의 변방으로 밀려나 다른 나라의 축제를 구경만 하는 처지로 전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