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직원수에도 선방한 오비맥주, 정작 ‘단물’은 해외 본사 몫?

5년간 누계 당기순이익 9589억원, 누계 배당금은 1조2978억원?…배당성향 100% 이상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한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보다 더 많은 배당 받아챙긴 AB인베브

2026-09-09     박영주 기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주류시장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 오비맥주가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4년 전 대비 직원수가 200명 가량이나 줄어들었음에도 이같은 호실적을 낸 것은 순전히 적은 인력으로 최대 효율을 이끌어낸 직원들의 노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직원들의 노력과는 달리 ‘단물’은 전부 해외로 빠져나갔다. 2022년 1350억원이었던 배당금은 2024년 3328억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는 2400억원이 해외 본사인 AB인베브에 지급됐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이 1607억원에 불과한데 해외 본사가 이를 훌쩍 웃도는 240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것은 사실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설·설비투자에의 제동이 우려되는 만큼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세청이 오비맥주를 상대로 한 고강도 특별 세무조사를 통해 1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까지 더해지며, 해외 본사의 과도한 욕심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꼴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사진=제미나이

2024년 3328억원으로 정점 찍은 배당금, 지난해에도 2400억원 지급
주류업계 침체 속 지난해 최대매출, 직원수 200명이나 줄었는데 호실적
유형·무형자산 살펴보니…벌어들인 이익, 시설·설비투자 보단 배당금 먼저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오비맥주의 배당금은 ▲2021년 4000억원 ▲2022년 1350억원 ▲2023년 1900억원 ▲2024년 3328억원 ▲2025년 24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으로 비교해보면 더욱 적나라하게 실정이 드러난다. 연도별 당기순이익(배당성향)을 보면 ▲2021년 1614억(247.8%) ▲2022년 2423억원(55.7%) ▲2023년 1535억원(123.8%) ▲2024년 2410억원(138.1%) ▲2025년 1607억원(149.3%) 등으로, 2022년을 제외하면 모두 배당성향이 100% 이상이다. 

특히 2021년에는 순이익의 2배 이상을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고, 가장 최근인 2025년에도 배당금이 순이익보다 49%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간의 누적 수치만 놓고 보더라도 누계 당기순이익이 9589억원인 반면 누계 배당금은 1조2978억원으로 당기순이익 보다 배당금이 더 많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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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의 배당금은 지분 100%를 보유한 버드와이저 브루잉 코리아 홀딩스를 거쳐서 해외 모회사인 ‘AB인베브’로 흘러들어간다. AB인베브는 지난 2009년 오비맥주를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매각했다가 2014년 58억 달러, 당시 기준 6조2350억원에 다시 인수한 바 있다. 

실적과 연계된 배당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21년부터 최근까지 오비맥주의 연도별 실적을 살펴봤다. 

매출은 ▲2021년 1조3445억원 ▲2022년 1조5600억원 ▲2023년 1조5458억원 ▲2024년 1조7403억원 ▲2025년 1조7755억원으로 큰 틀에서는 우상향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2619억원 ▲2022년 3617억원 ▲2023년 2365억원 ▲2024년 3676억원 ▲2025년 3476억원 등으로 다소 들쭉날쭉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 ‘EBITDA(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를 살펴보면 ▲2021년 2295억원 ▲2022년 3448억원 ▲2023년 2165억원 ▲2024년 3375억원 ▲2025년 3236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상으로만 보면 2021년에는 실적에 비해 과도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의 배당금이 지급됐다가, 2022년과 2023년에 줄어든 만큼 2024년에 몰아서 배당금을 챙겨간 모양새다. 지난해에도 해외 본사는 배당금을 알차게 챙겨갔다.   

동기간 경영진 보상을 살펴보면 ▲2021년 15억 ▲2022년 31억 ▲2023년 30억 ▲2024년 31억 ▲2025년 46억원 등으로, 매출액 증가에 따른 보상액 증가가 이뤄진 모습이다. 

임직원 수는 ▲2021년 1964명 ▲2022년 1974명 ▲2023년 1949명 ▲2024년 1832명 ▲2025년 1777명 등으로, 인원이 가장 많았던 2022년과 비교해 2025년에는 200명 가량 적은 인원으로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임직원 수는 다시 소폭 늘어나 1805명으로 확인됐다. 

/정리=박영주

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과도한 배당 성향을 놓고, 자칫 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 및 설비투자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는 수치에서도 확인해볼 수 있다. 

회계상 유형자산은 말 그대로 물리적 실체가 있는 자산, 토지·건물·장치·비품·집기 등이 포함된다. 무형자산은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식별가능한 비화폐성 자산인데 여기에는 특허권·상표권·영업권·지적재산권·연구개발·브랜드가치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데이터를 통해 회사가 시설 및 설비투자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지를 어렴풋이 엿볼 수는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오비맥주의 무형자산 및 유형자산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유형자산은 ▲2021년 7477억원 ▲2022년 7227억원 ▲2023년 6826억원 ▲2024년 6741억원 ▲2025년 6611억원 등으로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유형자산 특성상 감가상각이 반영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무형자산은 ▲2021년 1조4933억원 ▲2022년 1조4941억원 ▲2023년 1조5031억원 ▲2024년 1조5061억원 ▲2025년 1조5034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단순히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데이터만을 놓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실적 개선으로 벌어들인 재화를 시설 또는 설비에 투자함으로써 장기적 관점에서의 성장을 꾀하기 보단 배당금을 우선하는 모습이 엿보인다”며 “경쟁사들이 각종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면 언제든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고 귀띔했다.

오비맥주 둘러싼 강도 높은 세무조사 이어 1000억원 세금 철퇴까지 
‘국부유출’ 논란도 여전…오비맥주, 정부로부터 미운털 단단히 박혔나 

오비맥주를 둘러싼 악재도 무시 못하는 요소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7월 100여명을 투입해 오비맥주를 상대로 대대적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한데 이어, 지난 2월 민생 세무조사 1차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비맥주를 상대로 10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국세청은 오비맥주가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높이기 위해 판매점 등에 1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이를 광고비로 속여 처리하는 과정에서 제품 가격 인상을 불러왔다고 봤다. 1차 조사에서 추징한 세액 1785억원 중 오비맥주에 부과된 세액은 전체의 절반이 훌쩍 넘는 수준이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비맥주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에서는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설비·인적투자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으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해외본사로 송금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국부 유출’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에서 더욱 꼼꼼하게 들여다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주류업계 침체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지금까지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하더라도 고배당 정책의 지속에 따라 투자여력 감소와 대외적 요인에 따른 비용인상 압박이 계속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부정적일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