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 취임…732억 재단 이끌 ‘정무형 인사’
- 외교·기업경영·여행업·관광공기업 거친 역대 대표와 다른 궤적 - 관광·MICE 실무경력 확인 어려워…행정·정책기획 경험으로 보완 과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서울시는 14일 서울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에 김병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임명했다. 임기는 2029년 9월 13일까지 3년이다. 서울시는 김 대표의 행정 경험과 정책 기획력을 강조했지만, 서울 관광사업의 핵심 실행기관 수장에 관광·여행·마이스(MICE) 분야의 직접적인 실무경력을 확인하기 어려운 정치·정무 경력 중심의 인사가 선임됐다는 점에서 역대 대표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외교·여행업·관광공기업에서 정무형으로
서울관광재단과 전신 서울관광마케팅㈜의 역대 대표 이력을 따라가면 이번 인사의 변화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
2008년 서울관광마케팅 초대 대표를 맡은 구삼열 전 대표는 외교통상부 문화협력대사와 유니세프 총재 특별고문 등을 거친 외교·글로벌 네트워크 분야 인사였다. 2·3대 이승렬 전 대표는 현대건설 인재개발원 대표이사 등을 지낸 기업경영 출신이다.
2015년 취임한 김병태 전 대표는 대형 여행사 대표를 지낸 실무 전문가로, 여행업과 인바운드 관광, 마이스 등 산업 현장과 직접 맞닿은 경력을 갖고 있었다. 2018년 재단법인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관광 분야 경력이 더욱 뚜렷해졌다. 초대 이재성 대표는 한국관광공사에서 33년간 근무한 관광공기업 출신이었고, 2대 길기연 대표 역시 민간 여행업계와 관광공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두루 거쳤다.
반면 제3대 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의 주요 경력은 정치와 서울시 행정에 집중돼 있다. 국민의힘 대변인과 최고위원을 거쳐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으며, 서울시가 공개한 주요 이력에서는 여행업이나 관광산업, 마이스 분야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한 실무경력을 확인하기 어렵다.
기획력 강조…실무 전문성은 과제
서울시는 김 대표의 관광 분야 실무경력보다는 정무부시장 재임 기간의 정책 기획 경험을 선임 배경으로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가 정무부시장 당시 ‘G3 서울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100대 핵심과제를 담은 ‘G3 서울플랜’을 총괄 기획하는 등 시정 전반에 대한 이해와 기획·조정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관건은 이러한 행정·정무 경험을 관광산업의 전문성과 어떻게 결합하느냐다.
서울 관광은 단순한 도시 홍보를 넘어 외래객 유치를 둘러싼 국가·도시 간 경쟁과 항공·숙박·여행업·온라인여행사(OTA)·마이스·콘텐츠 산업이 맞물린 시장으로 확대됐다. 특히 국제회의와 다국적 기업 인센티브 관광 유치는 해외 네트워크와 현장 영업, 유치 협상 등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김 대표가 정무부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와 경상북도의 마이스 공동마케팅 업무협약식 등에 참석한 기록은 확인되지만, 공개된 주요 경력만으로는 관광·마이스 사업을 직접 기획하거나 운영한 현장 실무 경험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김 대표 체제에서 서울시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재단의 사업 실행력을 높이는 강점으로 작용할지, 관광 현장 경험의 공백을 어떻게 보완할지는 앞으로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732억 재단, 전문성 어떻게 채울까
김 대표가 이끌 서울관광재단의 2026년도 예산은 732억 원 규모다. 외래객 유치와 해외 마케팅, 마이스, 관광안내 등 관광산업과 직접 연결되는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정무·행정 경험을 현장의 전문성과 어떻게 결합할지가 새 대표 체제의 주요 과제다.
서울 관광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별여행객(FIT)과 글로벌 OTA 이용 확대, 방한객 국적 다변화 등으로 외래객의 여행 방식이 달라졌으며, 오프라인 중심의 관광안내 역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회의와 인센티브 관광을 둘러싼 글로벌 도시 간 유치 경쟁도 서울관광재단이 풀어야 할 과제다.
김 신임 대표이사는 14일 임명과 함께 “서울만의 매력과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도시 브랜딩을 강화하고, 야간경제 활성화 등 서울시의 주요 정책과 관광을 적극적으로 연계해 서울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대표들과 다른 궤적을 걷는 김 대표가 자신의 강점인 정책 기획과 행정 경험을 관광산업에 어떻게 접목하고, 직접적인 관광 현장 경험의 공백을 인사와 조직 운영을 통해 어떻게 보완할지가 향후 732억 원 규모의 재단 운영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