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레일, 도장 벗겨진 무궁화호... 8월 이미 ‘외부도장 불량’ 알고 있었다

1998년 도입 12339호 28년째 운행…9월 정기정비선 ‘사용적합’ 10월1일 동해~청량리 영업운행…본지 취재 다음 날 정비 회송 무궁화 객차 407량 중 132량 외부 필름정비 남아 680억원 들여 280량 리모델링…제외 차량 운용계획 구체적 답변 없어

2026-10-07     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외벽 도장이 광범위하게 갈라지고 벗겨진 상태로 영업운행에 투입된 무궁화호 객차에 대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이미 지난 8월 ‘외부도장 불량차량’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객차는 1998년 도입돼 올해로 28년째 운행 중인 12339호다. 코레일은 지난 1일 오전 서울 청량리역에서 촬영된 객차의 운행 및 정비 실태에 대한 본지의 공식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8월 불량 확인, 10월1일까지 영업운행

코레일에 따르면 12339호는 지난 1일 제1672열차에 편성돼 오전 5시55분 동해를 출발해 오전 10시31분 청량리에 도착했다.

본지가 오전 10시36분께 청량리역에서 확인한 객차는 붉은색과 흰색으로 도색된 외벽 곳곳에 균열이 발생해 있었고 일부는 넓은 면적에 걸쳐 도장이 벗겨져 차체 바탕이 드러나 있었다. 지역 간 이동을 담당하는 일반열차가 외벽이 크게 훼손된 상태로 승객을 실어 나른 셈이다.

다만 객차의 외관 상태와 운행 안전성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코레일은 해당 객차가 철도차량 유지보수 지침에 따라 2023년 정밀안전진단을 받았고, 지난 9월 정기정비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는 ‘사용적합’으로 주행·제동·차체 등 주요 장치가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안전검사 적합 여부와 별개로 승객이 체감하는 철도 서비스의 외관과 쾌적성에 어떤 관리기준을 적용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코레일은 본지 질의에 “2026년 8월 전수조사를 시행해 외부도장 불량차량을 세부적으로 파악했으며, 해당 객차는 조사 당시 불량차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레일이 12339호의 외관 상태를 지난 1일 처음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최소 한 달여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본지 보도 후, 다음 날 정비 회송 밝혀

코레일측은 12339호가 당초 ‘10월 정비 대상 차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객차는 본지가 청량리역에서 차량 상태를 확인한 다음 날인 10월2일 차량정비 소속으로 회송됐다고 답변을 했다.

다만 코레일은 10월 중 구체적으로 언제 정비할 예정이었는지, 10월2일 회송 일정이 본지 취재 이전부터 확정돼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회신에서 밝히지 않았다.

본지는 코레일에 여객용 객차를 영업운전에 투입할 때 적용하는 외관·도장 관리기준이 별도로 있는지, 사진과 같은 상태가 코레일의 관리기준상 정상적인 영업운행이 가능한 수준인지도 질의했다.

이에 코레일은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외부필름 정비를 2027년 6월까지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본지가 질의한 외관·도장 관리기준의 존재 여부와 12339호의 기준 적합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외부도장 불량 객차의 경우 중정비 때 필름정비를 시행하고 있으며, 중정비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차량은 긴급도장 정비를 통해 외벽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궁화 객차 407량 중 132량 필름정비 남아

이번 질의를 통해 코레일이 보유한 무궁화호 객차의 외관 정비 현황도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무궁화 객차는 모두 407량이다.

이 가운데 275량은 외부 필름정비를 완료했고, 나머지 132량은 2027년 6월까지 필름정비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름정비가 남은 차량은 전체의 약 32.4%다.

코레일은 필름정비를 마치지 않은 132량 가운데 도장 상태가 좋지 않은 차량의 경우 긴급도장 정비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0량에 대해 이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숫자가 있다.

코레일은 지난 8월 전수조사를 실시해 외부도장 불량차량을 세부적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지만, 전체 407량 가운데 실제 몇 량을 ‘외부도장 불량’으로 판정했는지는 이번 회신에서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긴급도장 정비를 실시했다는 60량이 전체 불량차량 가운데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현재 영업운행 또는 대기 중인 외부도장 불량차량이 몇 량이나 남아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령 통계 기준 모호…127량 운용계획도 미답변

12339호는 코레일이 추진하고 있는 무궁화호 객차 리모델링 사업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레일은 2028년까지 680억원을 투입해 무궁화호 객차 280량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보유한 무궁화 객차는 407량이다. 단순 계산하면 127량은 이번 리모델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본지는 코레일에 280량을 선정한 기준과 리모델링 대상에서 제외되는 객차의 향후 운용계획을 질의했다.

코레일은 “리모델링 대상 제외 차량도 외부 필름도장 정비 및 화장실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280량의 구체적인 선정 기준과 제외되는 127량의 향후 운행·퇴역 계획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노후 객차의 연령별 현황 역시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본지에 “20년 이상 98량, 25년 이상 265량, 30년 이상 44량”이라고 답했다. 세 수치를 합하면 전체 보유량인 407량과 정확히 일치한다.

다만 ‘20년 이상’이라는 표현에는 원칙적으로 25년 이상 차량도 포함되는 만큼, 코레일이 각각 ‘20년 이상~25년 미만 98량’, ‘25년 이상~30년 미만 265량’, ‘30년 이상 44량’을 의미한 것인지 이번 답변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본지는 정확한 연령구간별 차량 현황을 코레일에 다시 확인할 예정이다.

안전 운행은 철도의 기본이다. 28년 된 12339호가 정밀안전진단과 정기정비에서 ‘사용적합’ 판정을 받은 사실과 코레일이 지난 8월 이 차량을 ‘외부도장 불량차량’으로 파악한 뒤 10월1일까지 영업운행에 투입한 사실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남은 쟁점은 코레일이 안전성뿐 아니라 승객이 직접 체감하는 객차 외관과 서비스 품질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