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건설, ‘회수불가’ 판단 채권 15억 대손처리...채무자는 박재윤 회장?

‘기타의대손상각비’ 15.5억 계상, 박 회장에 대한 채권 ‘동일금액’ 감소...천원 단위까지 일치 회사 이익으로 잡힐 수 있었던 채권, 왜 대손처리됐나…회수불능 판단 근거 주목 “합리적 사유·절차 없다면 ‘업무상 배임’ 가능성 배제 못해”

2026-10-08     최용운 기자

[편집자주] 최근 성추행 혐의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박재윤 강산건설 회장과 회사와의 자금거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는 강산건설의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회사와 박 회장과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흐름 및 회계처리 배경과 그 실체에 대해 집중조명한다.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박재윤 강산건설 회장이 회사에 갚아야 할 채무 가운데 15억원대가 사라진 정황이 강산건설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됐다. 특히 강산건설이 2025년 손익계산서에 반영한 ‘기타의대손상각비’ 금액과 박재윤 회장에 대한 채권 감소액이 천원 단위까지 일치함에 따라 두 계정의 연관성에 대한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강산건설은 2025년 기타의대손상각비 약 15.5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다. 같은 기간 강산건설이 박 회장에 대해 보유하고 있던 기타채권은 19.2억원에서 3.7억원으로 줄었다.

두 금액이 동일한 규모로 감소한 만큼, 기타의대손상각비 15.5억원과 박 회장에 대한 채권 감소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감사보고서에 해당 대손상각비의 구체적인 대상 채권이나 처리 사유가 명시돼 있지 않아,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두 금액이 동일한 채권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기타의대손상각비’ 15.5억원…박 회장 채권 감소액과 일치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시된 강산건설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손익계산서에는 ‘기타의대손상각비’ 약 15.5억원이 영업외비용에 계상돼 있다. 대손상각은 회사가 보유한 채권 가운데 회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을 손실로 인식하는 회계처리다.

그런데 같은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된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채무 내역을 살펴보면 강산건설이 박재윤 회장에 대해 보유한 ‘기타채권’은 2024년 말 19.2억원에서 2025년 말 3.7억원으로 감소했다. 감소한 금액은 15억4928만8천원이다.

손익계산서에 원 단위로 기재된 기타의대손상각비 15억4928만7780원과 박 회장에 대한 채권 감소액 15억4928만8천원은 천원 단위까지 일치한다. 따라서 두 금액 사이에 어떤 회계적 연결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회사는 영업비용에 해당하는 판매비와관리비 항목에 기재된 대손상각비는 2024년 –0.7억원, 2025년 –1.1억원를 기재했다. 과거 영업상 거래처로부터 받지 못해 포기했던 미수채권을 소송 등으로 추정되는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산건설이 박 회장으로 받을 채권을 기타의대손상각비로 처리한 것이 사실이라면 여러 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회장이 15억원의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어 ‘회수불능’으로 처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산건설이 영업상 미수채권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회수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기타의대손상각비가 박 회장에 대한 채권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 처리 기준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당기순이익 3분의 1 규모 대손상각...'회수불능' 판단 근거와 박 회장 채권과의 연관성은?

15.5억원이라는 금액은 강산건설의 2025년 실적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강산건설은 2025년 매출액 1824억원, 영업이익 75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62.4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의대손상각비 15.5억원은 당기순이익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

만약 해당 15.5억원이 대손상각비로 처리되지 않았다면 회계상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역시 그만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회사가 어떤 근거로 해당 채권을 회수불능으로 판단했고, 어떤 절차를 거쳐 대손상각 처리했는지가 중요한 확인 대상이 된다.

특히 박 회장에 대한 채권이 실제로 대손처리된 것이라면, 해당 채권이 언제 어떤 사유로 발생했으며 회사가 왜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박 회장이 회사에 부담하고 있던 채무의 성격과 변제능력, 채권 회수를 위해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재윤 회장 위한 채권 포기라면 ‘특경법상 업무상 배임’ 가능성 지적도

회사가 박 회장을 위해 15.5억원의 채권을 포기한 것이라면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무법인 예화 윤범준 변호사는 “채무자인 대주주가 변제능력이 있음에도 채권자인 회사가 합리적 사유와 절차 없이 대주주에 대한 15억원의 채권을 포기했다면, 대표이사에게 특경법상 업무상 배임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공개된 감사보고서만으로는 대손상각비 15.5억원의 구체적인 대상 채권과 처리 과정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박 회장에 대한 채권 감소가 대손상각비와 직접 연결되는지 역시 회사의 내부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본지는 기타의대손상각비의 구체적인 항목과 손실로 처리한 이유, 박 회장에 대한 기타채권 감소 이유와 두 항목 사이의 연관성 등에 대해 회사 측의 입장을 듣고자 10월 6일부터 8일 오전까지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강산건설 관계자는 언론 대응 담당자와 연락이 닿지 않은 것에 “담당자 전화 연결이나 연락처 제공은 불가하다”며 “언론 대응 담당자에게 (취재 관련) 메시지를 전달했고, 응대 여부는 담당 부서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지에 전해왔다.

한편, 박재윤 강산건설 회장은 최근 성추행 혐의로 1·2심 재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