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 중국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국내 여행사는 적자… 카페리 관광의 그늘

인천항 카페리 이용객 41만 명 돌파… 699위안 초저가 상품 이면의 '마이너스 지상비' 일부 중국 전담여행사 '명의 등록 수수료' 의혹… 쇼핑 수수료 최대 70% 굴레 평택항서 포착된 조직적 술·담배 수거 현장… 中 송객업체 별도 수익 챙겨 지자체 유치 지원금까지 가격 협상에 악용… "숫자보다 관광 산업 내실 다져야“

2026-10-14     조용식 기자

[편집자 주] 본지는 앞서 '[기획①] ‘여행상품’ 네 글자가 사라졌다… 두 포스터 뒤 인바운드·관통사의 깊은 골'을 통해 인바운드 여행업계와 관광통역안내사 사이의 갈등을 조명했다. 이번 [기획②]에서는 갈등의 배경에 놓인 중국발 초저가 단체관광의 수익 구조를 들여다본다. 중국 현지 송객업체와 국내 수용여행사 간 불균형한 거래, 쇼핑 수수료에 의존하는 관광행사 운영, 평택항에서 확인된 술·담배 수거 현장까지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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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중국발 국제카페리 관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인천·평택·군산항을 중심으로 선사와 지방정부, 관광업계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도 구축되고 있다.

인천항 국제카페리 이용객은 지난해 41만 4,17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8월 이용객은 32만 6,900명으로 전년 동기(26만 6,934명)보다 22.46% 증가했다. 다만 이 수치는 중국인 방한객만이 아닌 국제카페리 전체 여객을 집계한 것이다.

관광객 증가 자체는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중국발 초저가 관광상품을 실제 운영하는 국내 수용여행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부족한 비용을 관광객의 쇼핑 수수료로 충당하는 기형적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현지 송객업체가 관광객의 술·담배 운반을 활용해 별도 수익을 얻는다는 업계 증언까지 나오면서, 중국발 카페리 관광이 국내 관광산업에 얼마나 실질적인 이익을 남기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저가 관광상품의 이면, '마이너스 투어피'의 늪

중국 현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왕복 선박과 숙박, 식사, 관광을 묶은 초저가 한국여행상품이 소개되고 있다. 중국 온라인에 게시된 699위안짜리 한국 선박관광상품에는 경복궁과 월미도 등 관광지 방문과 함께 인삼·건강식품·화장품 판매시설을 찾는 일정이 어김없이 포함돼 있다.

관광객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한국을 방문하지만, 정작 이들을 맞이하는 국내 수용여행사는 관광행사를 진행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2박 3일 행사를 진행하려면 숙박과 식사, 차량 등으로 1인당 약 14만 원이 들어간다. 그런데 중국 측에서 받는 비용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관광객을 받으면 마이너스가 나지만, 회사를 유지하려면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행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여기서 14만 원은 중국인 관광객이 지불하는 여행상품 가격이 아니다. 관광객이 입국한 뒤 2박 3일 동안 숙박하고 식사하며 이동하는 데 국내 여행사가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다. 중국 송객업체가 지급하는 지상행사비가 실제 운영비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국내 수용여행사는 관광객의 쇼핑 수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0명 규모의 단체관광을 진행하면서 약 150만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객 1인당 5만 원가량의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일부 거래에서는 중국 측으로부터 지상행사비를 받기는커녕 국내 여행사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오히려 비용을 지급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투어피'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행상품을 판매한 중국 송객업체와 실제 비용을 부담하는 국내 수용여행사 사이에 수익과 비용이 불균형하게 배분되는 전형적인 착취 구조다.

중국 전담여행사의 명의 대여 장사

이러한 수익 구조에는 중국 현지 송객업체 외에도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국내 수용여행사, 관광통역안내사, 쇼핑시설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중국 전담여행사 제도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의 자격과 운영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부 전담여행사가 실제 관광행사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단체관광객 명단 등록 등의 업무를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관행이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실제 숙박과 식사, 관광차량 등의 행사를 다른 여행사에 맡기고, 관광객 1인당 1,000~3,000원의 명단 등록 수수료만 받는다.

이른바 '명의 대여'로 불리는 이러한 관행이 어느 정도 확산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전담여행사 지정 여부뿐 아니라 실제 관광행사 운영 주체와 계약관계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전담여행사에 대한 실태 조사가 형식에 그치기 때문에 이 같은 수수료 업체가 생기는 것”이라며 “이러한 하청 구조 속에서 쇼핑 수수료 구조는 더욱 기형적으로 변질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화장품 판매시설에서는 판매금액의 65~70%가 여행사와 가이드, 중국인 인솔자 등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로 책정된다.인삼과 건강식품 등 다른 품목에도 높은 수준의 판매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국내 수용여행사가 이러한 쇼핑 수수료를 관광행사 운영비로 선지급받아 사용한다는 점이다. 관광객의 구매 실적이 예상보다 적으면 여행사는 빚(정산 부담)을 떠안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단체관광객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관광객의 구매 실적이 여행사의 생존과 직결되다 보니 쇼핑 강요와 일정 변경 등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로 지난 7월 서울에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화장품 구매를 거부한 뒤 여행 일정이 중단되면서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발이 묶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까지 출동했다.

최근 중국 한국여행 전문 포털 한유왕(韩游网)에 게시된 단체관광 후기에도 "특산품 판매점 3곳과 면세점 3곳을 방문했으며, 명동 자유시간은 1시간에 불과했다"며 쇼핑 중심 관광의 불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평택항서 포착된 꼼수… 中 송객업체만 배 불리는 '물품 수거'

최근에는 국내 여행사의 유일한 생명줄인 쇼핑 수익마저 줄어들게 만드는 또 다른 거래 방식이 등장했다.

중국 현지 송객업체가 관광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술과 담배 등 특정 물품의 운반을 안내하고, 이에 협조하면 '한국에서 쇼핑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모객을 한다는 증언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여행하며 쇼핑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국내 여행사는 숙식과 차량을 제공하고도 쇼핑 수수료마저 얻지 못하게 된다.

지난 13일 본지 취재진이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확인한 현장에서도 관광객들이 입국 직후 술과 담배를 안내자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이날 오전 입국장을 빠져나온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캐리어에서 술과 담배를 꺼내 현장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관계자들은 이를 비닐봉투에서 꺼내 다른 큰 가방에 옮겨 담았다. 같은 날 저녁 숙박시설 로비에서도 관계자들이 명단을 펼쳐 놓고 이름을 부르며 술과 담배를 꼼꼼히 수거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세관 명의로 '타인의 물품을 대신 반입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지만 현장의 통제된 움직임은 대담했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국에서 쇼핑을 하면 여행사가 수수료라도 챙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 쪽에서 물품 운반을 통해 별도 수익을 챙기고 한국 여행사는 쇼핑 수익도 없이 행사비만 부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3000만 관광객 시대, 숫자보다 산업의 내실 다져야

상황이 이렇지만 지방정부와 관광 관련 기관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공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의 '2026년 해외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제도'에 따르면 요건을 충족한 단체관광객 유치 여행사에 숙박 일수에 따라 1인당 4,000원(1박)~2만 원(3박)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국내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유치 지원금마저 중국 송객업체와의 가격 협상 과정에 미리 '선반영'되어 지상행사비를 후려치는 데 악용된다고 지적한다. 공공예산이 실제 여행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보다 초저가 덤핑 관광상품의 거래가격을 낮추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관이 유치 실적(숫자)뿐 아니라, 국내 여행사가 실제로 받은 지상행사비와 억지 쇼핑 강요 등 운영 실태까지 철저히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준비하는 가운데 중국발 카페리 관광시장의 회복은 분명한 기회다.

그러나 중국 현지에서는 초저가 상품으로 관광객을 모집하고, 국내 여행사는 적자를 떠안으며, 관광객은 한국의 매력보다 쇼핑 압박을 먼저 경험하는 구조라면 단순 유치 실적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긴 어렵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은 ▲전담여행사의 명의 대여 수수료 관행 ▲국내 수용여행사의 마이너스 지상비 실태 ▲기형적인 물품 수거 꼼수 ▲지원금의 사후 관리 기준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외래관광객 3000만 명 시대의 성패는 입국자 숫자가 아니라, 한국에서 제공하는 관광서비스의 품질과 국내 관광산업에 남는 실질적인 부가가치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