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영화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금 캐면 부자 되나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948년 개봉한 영화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The Treasure of the Sierra Madre)’은 금광 개발에 뛰어든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돈과 인간관계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존 휴스턴 감독이 연출하고 험프리 보가트가 주연을 맡았다. 독일계 작가 B. 트라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제2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1920년대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다. 일자리를 찾아 떠돌던 프레드 돕스는 커틴이라는 남자와 함께 일하지만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이후 노련한 금광 탐사자 하워드를 만나면서 인생을 바꿀 기회를 얻는다. 세 사람은 자금을 모아 장비를 구입하고 산속으로 들어가 금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임금노동에서 금광 사업으로
경제적 관점에서 영화의 출발점은 금광이 아니라 임금노동이다. 돕스와 커틴은 노동력을 제공하고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 그러자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고용되는 대신 직접 자본을 투자해 수익을 얻는 길을 선택한다.
금광 개발에는 장비와 식량을 마련할 자금뿐 아니라 노동력과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세 사람은 각자 가진 자원을 결합해 공동사업에 나선다.
하지만 금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공동의 목표가 중요했지만, 재산이 쌓이자 누가 얼마를 가져갈 것인지가 갈등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돕스는 동료들이 자신의 금을 빼앗을지 모른다는 의심에 사로잡히면서 세 사람은 금을 따로 보관하고 서로의 행동을 경계하기 시작한다.
공동사업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하면 생산활동에 집중할 수 있지만, 불신이 커지면 감시와 재산 보호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기업의 공동창업자들이 사업 초기에는 협력하다가 회사 가치가 높아진 뒤 지분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갈등하는 모습과도 유사하다.
과연 무엇을 남겼나
세 사람이 어렵게 채굴한 금은 도적들의 손에 넘어가고,도적들은 금가루를 평범한 모래로 착각해 버리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금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금이라는 자원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회수하고 판매할 수 있었던 재산이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기 어려운 상태로 바뀐 것이다. 이는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그 자원으로 실제 수익을 얻는 것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
광산에서 금을 채굴하더라도 운송과 보관, 판매에 실패하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생산 이후의 관리와 유통 역시 경제활동의 중요한 과정인 셈이다.